비무장지대(DMZ)는 한국전쟁이라는 민족상잔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지역이다. 아픈 역사도 역사다. 역사는 보전돼야 한다.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비무장지대에 경기도가 ‘세계적인 평화 체험의 장’을 조성하겠다는 소식이다.

 늦었지만 우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비무장지대는 우리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전쟁 상처물 외에도 인적이 끊겨 오랜 세월 보전된 자연 생태 환경이야말로 한반도에 얼마 남지 않은 녹지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DMZ는 70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산림과 야생동물 등 생태자원이 고스란히 보전된 생태 문화의 보고다.

 때문에 건조물이나 유적지 등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동식물 등 자연생태계도 갖춰져 있어 자연유산으로도 보전돼야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유네스코 복합유산’으로서의 조건을 충분히 갖췄다는 강점이 있다. DMZ에는 보전하고 가꿔야 할 가치 있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비무장지대는 남북에 걸쳐 있다. 최근 문화재청에서 남북 문화재 교류·협력 확대와 추진체계 마련 등을 위한 자문기구로 남북 문화유산 정책포럼도 출범했다고 한다.

 포럼에서는 비무장지대의 세계유산 등재 방안과 함께 비무장지대에 분포한 다양한 문화유산과 경관, 자연유산에 대한 종합적인 학술조사와 보존·관리를 위한 법제 기반 등 다양한 논의를 다룰 계획이라 한다.

 최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의 표현대로, 우리가 가진 세계유산 등재 노하우를 바탕으로 북에 비무장지대 공동 등재를 추진한다면 그 과정 자체가 교류·협력의 상징이 될 것이다.

 비무장지대의 세계유산 등재가 이루어지고 ‘세계 평화 체험의 장’이 조성되면 국내 뿐만 아니라 한국을 찾는 세계 여행객들에게도 더없는 관광지가 될 것이다. 비무장 지대의 세계유산 등재가 이루어지도록 도는 문화재청과 공조하여 차질없이 추진하기 바란다.

 두번 다시 전쟁이라는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에 걸쳐 있는 비무장 지역을 역사 교육의 장으로 보전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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