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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死刑) 존폐론(存廢論)과 정의(正義)

원현린 주필(主筆)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9년 04월 25일 목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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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현린 주필
사형(死刑)은 국가가 범죄자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으로 형벌 중 가장 가혹하다는 점에서 극형(極刑)이라 불린다. 인권(人權)이 강조되기 시작하면서 근자 들어 각 국가들은 형사정책 차원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 사형제도를 존치하고 있다.

 사형제도의 역사는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고 본다. 인류가 국가를 형성해 공동생활을 하면서부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의 경우 기록에 의하면 사형제도는 고조선(古朝鮮)시대부터 있었다. 당시의 ‘팔조금법(八條禁法)’에 "사람을 죽인 자는 즉시 사형에 처한다(相殺以當時償殺)"는 조항이 그것이다. 함무라비 법전의 ‘동해보복형(同害報復刑)’과 같은 ‘응보의 원리(The principle of retribution)’라 하겠다.

 사형제도의 존폐론(存廢論)에 대한 논쟁은 오래됐다. 대별하면 존치론은 응보(應報)와 범죄 예방, 국가 사회 질서 유지의 관점 등의 이유에서 존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극악무도한 도척(盜蹠 ; 사람의 간을 내어 회를 쳐서 먹었다는 큰 도적)같은 흉악범죄자의 생명까지 존중해야 하느냐다. 극형으로 다스려 위하(威하)적 효과를 내는 것이 범죄 발생의 억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사형폐지 국가에서 사형에 대신해 시행하고 있는 종신형(終身刑)은 사형만큼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탈옥·사면되거나 하면 또다시 사회의 위험인물이 된다는 이유 등에서 영원한 격리가 필요하다며 존치를 주장한다.

 폐지론은 ‘천부불가양(天賦不可讓)의 생명권(生命權)’을 인간이 빼앗을 수 없다는 점과 사형은 범죄 억제 효과가 적고, 오판으로 사형을 선고하고 집행할 경우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 또한 사형의 야만성과 잔혹성은 현대 문명사회에서 허용될 수 없으며 사형을 폐지해도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가 증가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들고 있다.

 아무리 사형을 언도해도 집행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우리의 경우 지난 1997년 이후 20년이 넘도록 사형 집행 사례가 없어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돼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실정법상 엄연한 사형 존치국가다.

 우리는 사형제도의 폐지와 관련해 지난 1996년과 2010년 2차례에 걸친 위헌소송이 있었지만 헌법재판소에서 사형제도 합헌(合憲)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지난 2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사형제도는 헌법과 양립할 수 없다"며 또다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세 번째다. 헌재의 판결이 주목된다.

 최근 브루나이공화국이 ‘샤리아 법(Sharia Law)’ 시행으로 동성애·불륜을 범한 자에게 돌을 던져 생명을 박탈하는 ‘투석사형(投石死刑)’제도가 효력을 발동하자 그 방법의 잔혹성에 대해 국제적 비난이 일고 있다는 외신 보도다.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에 의하면 사형 존치 국가에서 지난 2018년 사용된 사형집행 방법으로는 참수형, 전기의자형, 교수형, 독극물 주사형, 총살형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역대 잔혹한 사형 유형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본고에서는 사형 집행 방법의 상설은 약한다. 나열해 본다. 투수형(鬪獸刑 : 담나티오 아드 베스티아스)·블로도른·놋쇠 황소·팽형(烹刑)·수레바퀴형·생매장형(生埋葬刑)·죽음의 목걸이형·압사형(壓死刑)·할복형(割腹刑)·거열형(車裂刑)·익사형(溺死刑)·박피형(剝皮刑)·교수척장분지형(絞首剔臟分肢刑)·신체관통형(身體貫通刑)·톱질형·마짜텔로(mazzatello)·기정형(棄艇刑)·능지형(凌遲刑)·질식형((窒息刑)·요참형(腰斬刑)·사약형(賜藥刑)·십중지일형(十中之一刑)·장살형(杖殺刑)·책형(책刑)·십자가형(十字架刑)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법의 이념은 ‘정의(正義)’ 이외에는 다른 것이 될 수 없다 했다. 사형제도의 존치냐 폐지냐의 문제는 어느 쪽이 과연 정의에 가까우냐이다. 잣대는 정의라고 본다. 사형 존폐론은 결국 각 나라가 처한 정치·사회적 환경 등 풍토적 고찰 하에 선택해야 할 영원한 아포리아(aporia)가 아닌가 사료된다. 오늘이 ‘법의날’이다. 사형제도는 과연 필요악인가.

  법의날을 맞아 사형 존폐론을 다시 한 번 상고( 詳考)해 봄도 의미가 있을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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