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jpg
▲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사진 = 기호일보 DB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를 공식화했다.

후임 인천경제청장으로 박남춘 인천시장의 동문 출신 인물이 유력하게 하마평에 오르는가 하면 송도·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24일 시와 인천경제청 등에 따르면 김 청장은 최근 시 고위공무원을 만나 거취 문제를 협의한 직후인 지난 23일 오후 직원들에게 사퇴하겠다고 알렸다. 다만 김 청장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쿠웨이트 순방을 수행하면서 현지 투자부와 인천경제청 간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기로 예정돼 있어 귀국 직후인 5월 3일 오후를 퇴임 날짜로 잡았다. 공직생활 5년, 경제청장 임기 1년 5개 월을 남겨 놓고 사퇴를 결정한 김 청장의 의중은 밝혀지지 않았다. 김 청장은 본보에 "연락이나 인터뷰는 당분간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아서 일체 안하고 있으니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

복수의 관계 공무원에 따르면 김 청장과 거취 문제를 논의한 시 고위공무원은 김 청장에게 2급(지방이사관) 복직을 확정해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청장은 현재 1급인 개방형 지방관리관이다.

김 청장의 후임으로는 현재 4명이 거론되고 있다. 4명의 공통점은 경제자유구역 개발 및 투자유치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중 1명은 지역경제 관련 분야로 자리를 옮겼고, 1명은 함량 미달로 실제 후보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명 중 1명은 스스로 후보가 아니라고 밝혔다. 복수의 공무원들은 나머지 1명이 사실상 후임으로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이 인물은 시장과 동문이며, 송도국제도시 개발의 첫 그림을 그렸던 공직자 출신으로 인천경제구역이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하마평 만큼이나 청장 사퇴를 놓고 송도와 청라 경제자유구역 주민들의 반응도 매섭다.

김 청장의 업무 스타일과 추진 성과를 높이 평가했던 송도 주민들은 26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의 결정은 송도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일로 강력한 항의를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김 청장 퇴진운동을 주도했던 청라 주민들은 꽃 상여를 준비해 노제 및 영결식 집회를 다음 달 1일 예고하기도 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