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최초의 관광호텔인 올림포스호텔이 경영난 등의 이유로 곧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식이다. 사실 올림포스호텔은 인천시민에게 아련한 추억과 많은 얘기들을 담은 곳이다. 50대 이상 시민들은 젊은 날 이곳의 나이트클럽이나 스카이라운지를 한 번쯤 다녀왔을 정도로 서민적인 호텔로 인식됐던 곳이라 안타까움이 크다.

 올림포스호텔은 지난 1965년 문을 연 후 ‘인천 최초의 관광호텔’, ‘인천 최초의 승강기가 있는 호텔’, ‘국내 최초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선 호텔’ 등의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그만큼 인천지역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신문물인 셈이었다. 지난 2000년 파라다이스그룹이 호텔을 인수하면서 올림포스호텔은 ‘파라다이스 인천’으로 바뀌기도 했으나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에는 프랑스 대표팀 등이 머물기도 했고, 일본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외화 획득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는 정부에서 ‘외화획득 실적 1천만 달러 관광진흥탑’을 수상한 것만 봐도 익히 알 만하다.

 하지만 2005년 카지노 영업이 중단되면서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호텔 문을 연 지 꼭 50년 만인 지난 2015년에는 급기야 폐업을 결정하기도 했다. 폐업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폐업은 겨우 피했지만 불과 4년여 만에 다시 폐업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에도 주민들이 나서고 있다. 주민들은 중구가 홍콩·싱가포르와 같은 관문도시로 성장한다는 꿈이 어느 때보다 실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지역의 상징인 올림포스호텔이 문을 닫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서명운동과 함께 호텔 폐업을 막아 달라는 청원을 관계기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처럼 주민들이 나서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올림포스호텔은 서민의 삶과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중구지역의 상징뿐 아니라 인천역을 중심으로 차이나타운과 월미도를 잇는 서민상권을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였다. 그 고리가 끊어지면 지역의 자존심뿐 아니라 상권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주민들의 바람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럼에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했던 소중한 기억들이 또 하나 사라질까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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