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인천지역 내 자영업자와 영세 소기업인의 경영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2명이 뜻을 모아 인천신용보증조합을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소기업·소상공인을 상대로 금융 지원을 하는 별도의 전담기관은 없었다. 반면 지역 내 중소·중견·대기업은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1996년 12월 23일 12명의 발기인이 인천신용보증조합을 설립하는 총회를 가졌다. 1998년 4월 28일 마침내 소기업·소상공인을 전담하는 조합이 정식 출범했다. 2002년 3월 인천신용보증조합은 재단법에 따라 인천신용보증재단으로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본보는 인천신용보증재단 창립 21주년을 맞아 지역 내 소기업·소상공인의 금융 지원을 위해 힘쓰고 있는 조현석 제9대 이사장을 만나 봤다.

다음은 조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조현석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
 -1998년 4월 인천신용보증재단(옛 인천신용보증조합)이 출범할 때 분위기는.

 ▶인천신보의 초기 10년은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 등 기존 보증기관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지역 내에서 인지도나 존재감이 미약했다. 초기 10년간 총 보증공급 금액이 8천568억 원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2008년께 글로벌 금융위기로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와 인천시는 금융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지역 신보와의 협업이 꼭 필요했다. 우리도 서민들의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총 6조2천573억 원의 보증공급을 소상공인들에게 지원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이제 명실상부한 인천지역의 대표적 정책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인천신보가 공급하는 보증지원의 90% 이상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이다. 경기 침체로 소상공인들의 경영환경은 날로 힘들어지고 있다. 어떤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나.

 ▶올해 인천신보는 전년도 신규 보증보다 100억 원을 상향한 3천250억 원의 보증공급을 목표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자영업자의 폐업은 갈수록 증가하고 최저임금 또한 지속적으로 올라가면서 소상공인들은 사업을 영위하는 것조차 힘들다고 한다. 인천신보는 우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특례보증과 일자리 창출 특례보증 등 시에서 최대 2%까지 금리보전을 받는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만 보더라도 전년 동기 대비 신규 보증이 692억 원 증가한 61.6%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도 자본력이 부족한 청년층의 창업 지원과 원도심, 특히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으로 경영 애로를 겪는 사업자들을 지원하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소기업·소상공인에게 더 많은 지원을 위해 지난 2월 말 소상공인 디딤돌센터를 열었다.

 -소상공인 디딤돌센터는 기존 창업금융지원센터와 어떻게 차별화했는가.

 ▶소상공인의 업종은 대부분 낮은 진입장벽과 준비 안 된 창업으로 생존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고, 대기업 체인점과 달리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베이비 부머’ 세대들의 창업률도 높지만 폐업률도 높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사업 실패 위험을 줄이면서 성공 경영을 위한 교육과 맞춤형 컨설팅, 재기 지원 등 지금까지 자금 지원만으로는 부족했던 한계에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딤돌센터의 문을 열게 됐다.

 대출 만기 시 자동 연장을 하도록 무방문 기한 연장 업무를 하고 있다. 또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강사와 컨설턴트 인력풀 구축을 위해 30여 명의 전문가 집단을 확보한 상황이다. 창업·경영 아카데미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맞춤형 보증제도 운영을 통한 자금 지원의 다양화를 끊임없이 모색할 계획이다.

 -인천신보 이사장 부임 이후 보증재원인 출연금 확보를 위해 눈부신 활약을 한 것으로 들었다. 그 동기는 무엇인가.

 ▶이사장으로 부임한 2016년 직후 중장기 발전 전략을 먼저 수립했다. 자체 용역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지나온 과거를 기반으로 인천신보의 중장기 미래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사적인 노력과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이사장이 바뀔 때마다 기관의 목표와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뀐다면 정책의 일관성이 없고 눈앞의 작은 성과만 좇게 될 뿐이다. 결과적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체질 개선과 경영 혁신을 위해 노력한 결과, 과거 연간 150억 원까지 발생됐던 인천신보의 손실 규모를 40억~50억 원 수준으로 낮췄고 재정건전성은 높일 수 있었다.

 취임 초기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출연금을 확충하는 것이 목표이자 저에게는 큰 숙제였다. 그래서 시와 기초자치단체의 문턱이 닳도록 찾아가기도 했다. 그 결과, 보증 규모의 확대와 출연금 확충이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부임 전까지 인천신보가 받은 누적 출연금은 2천130억 원이었으나 재임기간인 3년간 받은 출연금만 612억 원을 기록했다. 연평균 200억 원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인천신보가 안정적으로 지역 소기업·소상공인을 지원하고 발전하기 위해 선결돼야 하는 현안은.

 ▶출연금 대부분이 시와 금융회사의 ‘임의출연’ 형식으로, 사실상 안정적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느낀다. 전국 지역 신보의 가장 시급한 현안과제는 금융회사의 의무출연 요율 상향이다. 인천신보는 중소·중견을 주로 상대하는 신보나 기보보다 빠른 속도로 보증기관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위치나 처우 개선은 부족하다. 이제는 책임과 의무만 지역 신보에 부여할 것이 아니라 권한과 재정적 지원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래야 소상공인의 눈높이에 다가가는 적극적인 보증정책을 발휘할 수 있다.

 또 안정적 보증업무를 수행하고 소상공인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인천신보의 사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사옥을 건립한다면 자체 수익 창출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시의 출연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시를 비롯해 유관기관의 많은 관심과 협조가 절실하다.

 -인천신보 창립 21주년을 맞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난 21년간 인천신보는 지역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쉼 없이 달려 왔다. 누적 보증공급 7조7천억 원, 보증가능잔액 1조70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누적 보증공급 규모가 8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신보는 지난해 한국지엠 사태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인천시 경영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고 기관 CEO평가에서도 ‘톱’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앞으로도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역할 강화, 소상공인 종합 지원 플랫폼 구축을 통한 창업과 일자리 창출, 정책금융 지원 강화를 위한 재원 확충, 관리시스템 개선을 통한 리스크 관리 고도화, 성과중심의 경영시스템 구축 등 5대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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