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사는 회사원 박수명(29)씨는 5월 초 해외여행을 가려고 얼마 전 여행사 홈페이지를 찾다가 당황했다. 원하던 동남아 여행지는 벌써 마감됐거나 출발일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박 씨는 "마음에 드는 여행지에는 비행기 표가 없고, 그나마 남은 상품은 평소보다 가격이 너무 높아서 예약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5월 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경기도내 여행업계가 반짝 특수에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해외여행 예약이 줄줄이 매진을 기록하면서 여름휴가 때나 볼 수 있었던 매출을 올해는 5월에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5일 도내 여행업계에 따르면 5월 초 동남아 등 해외나 제주도 여행상품 예약은 거의 완료된 상태다. 추석이나 설 명절보다도 쉬는 날이 길다 보니 업계에선 ‘올해 최고 성수기’라고 표현할 정도다.

직장인들은 5월 1일 ‘근로자의날’부터 5일 ‘어린이날’을 대신해 6일 ‘대체공휴일’까지 이어지는 5월 연휴 사이에 이틀 휴가까지 내면 최장 6일 동안 쉴 수 있어 동남아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던 평소 연휴 때와 달리 유럽을 선호하는 관광객 숫자도 많다.

수원의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동남아의 경우 90% 정도 상품이 판매됐고, 유럽은 80% 팔려 나갔다"며 "제주도의 경우 저가항공 티켓은 거의 동이 나 10만∼20만 원 이상의 비교적 고가 항공권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안양의 한 여행업체 관계자도 "태국이나 필리핀 등 단거리 휴양지는 지난해 말께 벌써 매진됐고, 현재는 동남아 지역 예약도 거의 찬 상태"라며 "유럽의 일부 여행지는 예약 대기 인원만도 300%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번 특수에는 업계의 ‘바람잡이’가 한몫했다. 여행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발 빠르게 올 5월 황금연휴 프로모션을 벌였다. 일부 대형 업체는 5월 특수를 노리고 전세기를 증편하고 기획상품을 내놓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며 공을 들였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보통 5월은 가정의 달이긴 하지만 해외여행에는 특수성이 없어 준성수기로 분류되는데, 올해는 공휴일이 겹쳐 설·추석과 같은 최대 성수기가 됐다"며 "아직 일부 남아 있는 상품에 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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