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지역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랑의 빨간 밥차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진유진·김정자 부부.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제공>
▲ 인천지역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랑의 빨간 밥차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진유진·김정자 부부.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제공>
삶에 지친 이웃들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따뜻한 밥 한 끼’일 것이다. 자신을 위해 정성 들여 지은 밥을 먹을 때면 사람들은 포만감에서 오는 행복과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진유진(66)·김정자(61)부부는 우리 주변 소외 이웃들에게 가장 힘이 되는 봉사자들이다. 매일 점심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식사를 선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부평역과 주안역 등 광장에 나가면 이들이 참여하는 무료 밥차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부부의 하루는 광장에 조리기구를 옮기는 것으로 시작된다. 쌀과 반찬 및 재료, 밥솥, 각종 조리기구를 광장에 옮기면 노인들이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텐트를 설치한다. 또 300여 명을 맞을 테이블과 의자도 일일이 펼쳐야 한다.

그럴듯한 야외 식당이 완성되면 이들 부부는 밥을 짓고 다양한 반찬도 만든다. 밥차를 찾아온 이웃들에게 배식도 해 주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는 직접 식사를 도와주기도 한다. 아침 일찍부터 짐을 나르고 배식하기까지 과정이 힘들어도 노인들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

진유진 씨는 "특히 날씨가 추울 때면 새벽부터 얼음장 같은 물에 쌀을 씻고 식사를 준비하는 게 힘든 것도 사실"이라며 "그래도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우리가 준비한 식사를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힘들다는 생각이 싹 사라진다"고 미소지었다.

이들 부부가 무료 급식을 시작한 것은 9년 전 인천으로 이사를 오면서부터다. 이미 서울에서 30년 가까이 자원봉사를 이어왔고, 인천에서도 이웃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던 중 사랑의 빨간 밥차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그때부터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중앙회 소속 봉사자로서 홀몸노인 등에게 무료로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사랑의 빨간 밥차 활동뿐 아니라 자율방범 야간순찰, 시민경찰 활동, 거리정화 등 한 달에 180여 시간을 자원봉사에 쏟고 있다. 이들 부부의 선행은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자원봉사기자단을 통해 지역에 소개되기도 했다.

김정자 씨는 "우리로 인해 누군가 행복해진다면 그 행복 또한 우리 부부의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작은 일이라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고 싶고, 앞으로도 자원봉사를 하며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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