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이 최후의 북벌전에서 호로곡에다 다량의 인화물질을 쌓아놓고 사마의를 유인해 불태워 죽이려 했다. 그러나 때마침 쏟아진 소나기로 인해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탄식하기를 "세상일을 꾀하는 것은 인간이지만 일을 성공시키는 것은 하늘이구나. 억지로 한다고 될 일이 아니로다"라고 했다.

 제갈량의 탄식은 ‘세상만사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겠으나 사실은 운칠기삼(運七機三) 쪽이 더 적절한 것 같다. 운칠기삼은 흔히 쓰이는 말이지만 이 역시 본래의 말은 삼국지 후반부에 나온다.

 손권이 세운 강동의 오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완벽한 계책을 세우고 군사를 조련해 준비를 마친 양호라는 장수가 표문을 올렸으나 당시 집권자인 사마의의 손자 사마염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때 양호가 탄식했다. "세상 일이 순리대로 되지 않는 것이 십중팔구(十中八九)로다. 이 좋은 계책과 뛰어난 병사가 있음에도 일이 제대로 되지 않다니." 나중에 오나라를 정벌해 삼국통일을 이룬 사마염이 "오늘의 성공은 오래전 양호 장군이 이미 이른 것이다"라며 추모했다고 한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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