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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진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인류의 역사를 발전시킨 것 중 하나는 경제적 욕구이다. 사람은 오랜 기간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협동조합을 꾸준하게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그 명칭에 비해 발전 속도가 나라마다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된 후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이 이뤄졌다. 하지만 절반 정도는 휴업 상태고 나머지 절반도 자립성이 부족해 협동조합 이념을 담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것이 우리가 협동조합이념교육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왜 하필 협동조합 교육인가라는 질문은 당연하면서도 매우 당혹스럽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우리는 큰 착각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협동조합을 만들기만 하면 저절로 협동을 통해 자발적으로 굴러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환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제도 교육은 경쟁을 중요한 교육철학으로 수용하고 이를 중심으로 가르치고 있다. 누구나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올 때까지 ‘협동’에 대해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 특히 지난 40년간 우리는 산업화 사회의 성장 전략에 포섭돼 ‘협동’ 대신 ‘경쟁’을 지상 과제로 교육받아 왔다.

 이렇듯 협동의 가치와 중요성을 배운 바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시 협동이란 무엇인가를 주입시키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원래 경쟁을 지상 과제로 알고 살아왔을까. 아니다. 기억을 조금만 더듬어 보면 우리나라에는 계, 향약, 두레와 같은 협동의 전통이 면면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대량생산을 위해 노동은 기계가 대체하고 단순 노동으로부터 창조적 사색이 동반되는 노동을 하는 사회로 진입했다. 그러므로 협동조합은 협동이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조합원의 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협동조합이라는 사업조직이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음을 이해하고, 협동조합 조합원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협동조합 내 조합원에 대한 교육과 훈련은 협동조합이 성공하기 위한 시작이며 끝이다.

 협동조합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한 말 중 하나가 ‘협동조합은 교육으로 시작해서 교육으로 끝난다’ 라는 것이다. 이는 협동조합 내 교육의 중요성을 문자로 강조한 것인데, 왜 이런 표현이 나오게 됐을까? 이는 바로 협동조합이 합의와 동의에 기초한 사람이 중심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협동조합 일의 핵심은 사람이다. 협동조합이 발전하려면 조합 내 구성원이 협동으로 무장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바람직한 구성원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땅에서 솟아나는 것도 아니다. 바로 오랫동안 끊임없는 교육에 의해서 육성돼 왔다. 특히 교육은 협동사회에 대한 각종 실험에서도 기본적인 원동력이었다.

 국제협동조합연맹은 ‘교육은 단순히 정보 전달이나 사업 이용을 장려하는 차원이 아니다. 교육은 복잡하지만 풍부한 협동조합의 사상과 사업 활동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마음을 끌어당기는 일이다’라며 협동조합 교육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왜 협동조합 내에서 교육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협동조합 정체성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인 협동조합 내 교육과 훈련은 그 정체성으로 하여 숙명과도 같은 일이다. 그러므로 협동조합은 교육으로 시작해서 교육으로 끝나는 조직이다.

 특히 협동조합 내 조합원에 대한 교육과 훈련은 우리의 원점을 확인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협동조합은 사업의 확장에 따라 조합원이 늘어나고 사업이 확장되면서 초기 조합원의 문제의식과 조직 몰입도가 반감되는데, 교육을 통해 조합원들의 참여와 귀속의식을 제고시키고 협동조합사업에 대한 참여를 제고해 협동조합이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농협 이념교육은 10만 농협 임직원의 가슴에 농심을 심어주고, 농가소득 5천만 원 달성을 위해 한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추진 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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