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탁구 대표팀 안재현이 28일(한국시간)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4강에서 점수를 따낸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 남자탁구 대표팀 안재현이 28일(한국시간)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4강에서 점수를 따낸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탁구 대표팀 막내 안재현(20·삼성생명)이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탁구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첫 출전에 메달을 딴 데다 남자 단식 최연소 메달리스트 기록도 다시 썼다.

세계랭킹 157위 안재현은 28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헝엑스포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16위 마티아스 팔크(스웨덴)에게 3-4(11-8 7-11 11-3 4-11 9-11 11-2 5-11) 역전패를 당했다.

안재현은 8강에서 대표팀 선배 장우진(미래에셋대우)을 4-3으로 꺾고 4강에 올라 파란의 레이스를 이어갔다. 만약 결승에 올랐다면 2003년 파리 대회에서 주세혁(한국마사회)이 세운 한국 남자 최고 성적(은메달)과 타이를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성과도 있다. 안재현은 세계선수권 남자단식 역대 여섯 번째 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지금까지 세계선수권 남자단식 메달리스트로는 1991년 지바 대회 김택수(남자대표팀 감독, 동메달), 2003년 파리 대회 주세혁(은메달), 2005년 상하이 대회 오상은(미래에셋대우 코치, 동메달), 2007년 자그레브 대회 유승민(IOC 선수위원, 동메달), 2017년 뒤셀도르프 대회 이상수(동메달)까지 5명뿐이었다.

일본 간판이자 세계 4위 하리모토 도모카즈를 꺾고 8강에 오른 안재현은 팔크를 맞아 첫 세트부터 시소게임을 펼쳤다. 하지만 강력한 포핸드 드라이브로 9-8에서 상대 범실을 유도하며 연속 3점을 따내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를 내준 안재현은 3세트에 들어 리드를 잡은 뒤 신들린 공격을 펼쳐 게임스코어 2-1로 앞섰다. 하지만 4세트를 따낸 팔크가 5세트에서도 뒷심을 발휘해 연속 득점을 쌓아올려 승리했다. 게임스코어 2-3으로 밀린 ‘강심장’ 안재현은 두둑한 배짱으로 6세트를 따내 승부를 최종 7세트로 몰고 갔다. 안재현은 상대 범실을 유도하며 리드를 잡았지만 팔크가 결국 매치 포인트를 만든 뒤 득점하면서 패배했다.

안재현은 경기가 끝난 뒤 "리시브를 적극적으로 해야겠다. 같이 백핸드 대결에 들어갔을 때 자신 있게 코스를 볼 수 있어야 한다. 타점도 높이고, 테이블에 붙어서 처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택수 남자대표팀 감독은 안재현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감을 드러났다. 김 감독은 "재현이가 좋은 경기를 했는데 5세트 7-2에서 졌고, 6세트를 땄지만 7세트에서 졌다. 경기 내용 자체는 밀린 게 없었는데 5세트를 성급하게 하다 내줘 경험 부족이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안재현의 동메달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했다. 김 감독은 "안재현의 4강 진출이 세계선수권 최대 이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 유럽 최강자 블라디미르 삼소노프 등 많은 관계자가 놀라워했다. 안재현이 올라오면서 중국도 긴장하고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이어 "스피드나 파워가 부족하면 4강에 오르기 힘든데,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대등하거나 앞선 경기를 했다. 희망적이고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중국의 강세는 여전하다. 안재현이 기대 이상으로 4강에 올랐지만 이상수, 정영식은 16강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냥 넘겨서는 안 될 점이다. 메달을 따려면 16강 이상에서 강적들을 이겨야만 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노메달로 마감한 여자대표팀 유남규 감독의 아쉬움은 컸다. 유 감독은 "훈련시간이 짧고 부상이 있었지만 대진표를 보면 복식과 혼합복식 4강에 갈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무한 경쟁을 시키려고 한다. 선수들에게 조금 더 절실함을 느끼게 하면 내년 부산 세계선수권과 도쿄 올림픽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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