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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상희의 ‘착한 딸이 되기 위 한 몸짓-바른 자세로 앉기’.
수원시미술관사업소가 오는 12월 15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첫 소장품 기획전 ‘재-분류:밤은 밤으로 이어진다’를 연다.

이번 전시회는 2015년 10월 미술관 개관 이후 지난해까지 수집한 소장품 중 여성 작가 17인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명인 ‘재-분류:밤은 밤으로 이어진다’는 소장품을 기획 의도에 따라 다시 분류해 소개한다는 의미다. 회화, 조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가 혹은 여성으로서 자신의 시각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작가의 생년에 따라 크게 첫 번째 밤(1940~1950년대생)과 두 번째 밤(1960~1970년대생)으로 공간을 구분했다. 전시 말미에는 각 작품에 대한 설명 카드를 배치해 관람객 스스로 작품을 재분류해 볼 수 있는 참여 코너를 마련했다.

첫 번째 밤에서는 1980년대 여성 현실을 반영한 사회 비판적 작품으로 주목받아 온 김인순(b.1941)과 윤석남(b.1939)작가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김인순 작가의 작품 ‘그들의 꿈은 어디로 가나’(2005년)는 뿌리를 여성의 상징으로 형상화한 약 4m에 이르는 대작이다. 땅에서 뽑혀 나온 뿌리들이 뒤엉켜 강한 생명력을 분출하고 있는 듯 생동감이 넘치는 이 작품은 땅과 뿌리가 내포하는 생명의 힘을 여성의 근본적인 힘과 연결시킨다.

윤석남 작가의 ‘인물’(2005)은 작가가 지속적으로 작업해 온 여성의 형상이 그려진 통나무 작품이다. 나무라는 자연 재료가 주는 편안함, 소박함과 함께 단단함, 강인함 등의 복합적인 느낌을 통해 여성의 다층적인 삶을 이야기한다. 나무 속 여성의 강한 시선은 관람객과 마주하며 이번 전시가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시각과 인식을 전달한다.

두 번째 밤에서는 1960년대 이후 출생 작가 9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임선이(b.1970)작가는 ‘삼초점의 시선 1’(2008)을 통해 시각의 불안정함과 불확실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천 장에 이르는 지형도를 쌓아 정교하게 잘라낸 후 사진으로 완성한 이 작품은 마치 실재하는 듯 실재하지 않는 풍경을 만들어 낸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변형한 시점과 잘려진 풍경을 통해 같은 대상일지라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인식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자세한 정보는 시립아이파크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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