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기가 안 좋아 국내 시장보다는 수출로 성장을 꾀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수출길까지 막히면 사실상 탈출구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지난 29일 기자와 만난 박귀현(55)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장이 국내 수출경기를 진단하면서 한 말이다.

박 본부장은 1988년 한국무역협회에 입사해 국제무역연구원, 도쿄지부, 기획조정실, 아중동실 등을 거쳐 지난 1월 인천본부장에 취임했다. 박 본부장은 2016년부터 3년간 도쿄지부장을 지낸 ‘일본 통(通)’이기도 하다.

박 본부장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중국의 경기 악화로 내수산업이 부진한 상황"이라며 "경쟁력 있는 대체 산업군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지난해 전 세계시장 수출 중 국내 업체의 수출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3.1%로 전년 대비 0.1%p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도 국내 13대 주력 산업의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 축소됐다.

그는 "인천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수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라며 "지역 수출경제 위기 탈출구 및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인천지역의 지난달 수출은 32억4천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다.

같은 기간 지역 3위 수출품목인 철강판은 -16.4%, 석유제품 -52.2%, 화장품 -14.8% 등으로 역(逆)성장했다.

박 본부장은 미·중 무역전쟁, 중국의 경제둔화 등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에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이나 수출 확대를 모색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위축으로 동남아시아가 대체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경우 성장 가능성도 무한하고 자유무역협정(FTA) 혜택으로 주력 수출품목의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베트남의 인건비는 중국 대비 25% 낮은 수준이다.

그는 "여러 지역 기업들을 다녀보면 경영환경이 힘들다고 토로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주로 자금난이나 노동정책에 따른 후유증 등이 대다수이며 꼭 도움이 필요한 기업을 위한 성장발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올해 각종 해외 마케팅을 통해 수출 희망기업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천시와 오는 6월 11개 해외 바이어와 지역 60개 사가 참여하는 일본 바이어 초청상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해외 전시회, 무역사절단 파견 등 해외 마케팅과 무역 현장 자문위원 컨설팅도 실시해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겠다"고 했다.

조미르 인턴기자 jm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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