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소재 소래습지생태공원 개발사업이 환경보호와 지역사회 발전 사이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시와 지자체가 각각 추진하는 관광 개발과 대체서식지 조성사업이 어긋나고 있는 탓이다. 30일 인천시는 더불어 잘 사는 균형발전 방안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소래습지생태공원 주변 활성화를 위해 자연마당 조성, 공원 정비, 장수천 및 운연천 하천 정비, 소래포구 어구적치장 대체 장소 마련, 해양데크 조성 중장기 발전 방안 연구용역 등 총 6개 사업을 주요 계획으로 진행키로 했다.

 수도권 최대의 생태관광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활용이 미미했던 소래습지를 인천시가 거대한 생태 힐링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아마도 수도권 시민들의 최대의 힐링쉼터가 될 것이다. 실제로 소래습지를 찾아 레저를 즐기는 시민들은 체계적 정비가 안돼 있어서 아쉬움이 있었다며 생태공원 활성화를 반기고 있다. 하지만 시의 계획은 남동구가 8억 원을 들여 진행하고 있는 ‘소래지역 중장기 발전 용역’과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연구용역은 관광 활성화가 주요 방향인 반면 자연마당 조성사업은 생태 보존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남동구의 중장기 발전 용역은 소래지역에 모노레일과 순환버스 등 인천대공원과 소래습지를 오가는 이동수단을 마련하고, 꽃길과 LED 야간조명을 활용한 사진 촬영 명소 등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의 철새 보전 가이드라인은 조명이나 카메라 플래시를 가능한 사용하지 않고 소음행위를 자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환경보호와 지역사회 발전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소래생태공원의 개발 없이는 더불어 살아가는 균형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지역주민들의 여론이다. 관계기관들이 나서 지역발전에 관심을 갖고 체계적인 개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습지공원 조성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고 보존가치라는 명분에만 매달려 생태환경을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아마도 자연을 개발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했다면 지금처럼 편리하고 발전된 삶을 영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제는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양 기관과 주민이 소통하며 자연을 지혜롭게 활용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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