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하지만 아직도 경기도내에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더욱이 깨끗하고 안전해야 할 어린이 놀이시설이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경기도내 사회적 기업인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은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수원에 위치한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은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라 안전관리지원기관으로 지정받은 체육시설 및 어린이 놀이시설과 관련된 안전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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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안전사고 5월에 집중… 공무원은 태부족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과거 5년(2012∼2016)간 어린이 놀이시설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2천149건에 달한다. 이 중 34명은 사망했고 1천875명이 부상했다. 지난해에도 322건의 놀이시설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어린이날이 있는 5월의 사고 건수는 328건으로 다른 달에 비해 유독 많았다. 장소별로는 학교(166건), 주택단지(114건)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을 보면 어린이 놀이시설은 월 1회 이상, 2년에 1회 이상 안전검사기관으로부터 정기시설검사를 받아야 한다. 규정이 이런데도 각 지자체 담당자 1명이 40∼50개의 어린이 놀이터를 담당하고 있어 제대로 관리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은 어린이 놀이터에 대한 스마트안전관리시스템(CPS.or.kr)을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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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이 개발한 스마트안전관리시스템(CPS.or.kr)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어린이 놀이시설과 관련된 안전사항 등의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 스마트안전관리시스템 구축, 23개 지자체에 제공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은 2014년 7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설립,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한 안전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요자별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해 놀이시설 정보 및 정기검사, 교육 이수, 놀이시설 안전보험 가입 등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경기 등 23개 지자체에 스마트안전관리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스마트안전관리시스템은 QR코드나 NFC, 애플리케이션 등 스마트폰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놀이터의 설치신고, 안전점검, 배상보험 가입, 안전검사, 안전교육, 놀이기구 등 놀이시설 관리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시민들은 놀이시설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어린이 놀이시설 관리주체 연락처, 사고 시 응급조치 방법 등 놀이시설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 관계자는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해 안전유지·관리 시스템을 통해 사명감을 갖고 어린이들이 항상 안전하고 즐겁게 놀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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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지킴이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에서 놀이터 흙을 소독하고 있다.
# 초기 위기 극복해 안전과 일자리 두 마리 다 잡다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도 창업 초기 안전검사원 충원, 시스템 개발 등 많은 자금이 소요돼 자금 조달 애로로 경영위기를 겪었다. 안전검사원은 채용 후 교육 및 자격증 취득에 6개월 이상 소요돼 그들을 교육시키기 위한 비용은 고스란히 회사가 부담해야 했다. 사업이 본격화하는 시기인 2017년에는 매출이 정체되고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 등 민간금융권에서는 담보가 없고 영업손실이 있는 기업에게 자금을 대출해 줄 리 만무했다.

 이러한 위기의 순간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의 스마트안전관리시템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정책자금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재무제표 등 과거의 실적보다 어린이 놀이터 안전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 노력을 적극적으로 평가했다. 중진공은 2017년부터 3회에 걸쳐 시스템 개발 및 안전검사원 양성에 필요한 운전자금 5억 원을 지원했다.

 중진공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은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을 상시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안전관리시스템’을 개발·도입했고, 현재 서울·안양·광주·과천·김포 등 수도권 일대 14개 지자체에서 실시간 모바일 안전점검 시스템 구축 및 유지·관리 등을 운영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국 30개 지자체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중진공의 노력에 힘입어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은 3년 안에 매출 3배, 청년 일자리를 3배 더 늘릴 계획으로 어린이의 안전을 위해 더욱 분발할 계획이다.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의 3가지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취약계층 마이스터고 안전 및 KS Q17020 운영 실무 교육과정 신설 ▶고용노동부 청년 취업성공 패키지 프로그램 연계 과정 ▶공공기관 안전분야 일자리 확대 연계 프로그램이 있다.

 교육청과의 협업을 통해 어린이 놀이시설 위해요소 관리 및 지원교육 강화, 안전점검 전문가 양성사업을 통한 청년일자리 창출사업 등 사회공헌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 안전과 직결된 친환경 놀이시설 소독 등의 위생관리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한 점검 자격 요건 신설, 안전점검 검사 결과 게시 의무, 노후 놀이터 검사주기 단축 등에 대한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개정을 국회에서 추진 중에 있어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다양한 안전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안전관리자 전문인 양성교육(KOLAS 교육 프로그램 연계)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며 "이 과정을 이수하게 되면 안전지도사·안전기술사·안전감시원 전문가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유제원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 중앙회 이사장 인터뷰

 "공부뿐만 아니라 놀이도 어린이의 인성교육에 있어 중요한 배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공간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은 부모에게 일방적으로 맡길 일이 아닌, 우리 사회가 책임지고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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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제원 한국체육시설안전기술 이사장은 "안전한 어린이 놀이시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하며 "어린이 놀이시설은 일회성 점검이 아닌 상시 관리돼야 할 대상으로, 스마트안전관리시스템(CPS.or.kr)을 도입할 경우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시민이 함께 하는 대국민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이 안전 관련 지원사업 및 스마트안전관리시스템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토대로 모든 시민들이 열람하고 참여할 수 있는 대한민국 실시간 안전지도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안전관리자 전문인 양성교육(KOLAS 교육 프로그램 연계)을 설명하면서 유 이사장은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고용촉진훈련 및 청년 창업 지원, 맞춤형 직업훈련 과정과 연계해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고, 안전 관련 분야의 체계화된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유 이사장은 "중진공의 지원 덕분에 위기를 벗어나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며 "중진공은 사회적 기업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기업의 자생력 강화와 회원사 간 거래를 촉진하는 사회적 기업 교류회 ‘동행’도 결성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진공과 함께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통한 사회적 협동조합의 좋은 본보기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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