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인계동에서 3년째 스마트폰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박병호(35)씨는 지난 1일 폐업했다. 지난 2년 동안 매달 평균 순수 매출이 200만 원도 되지 않는 날이 많아 더 이상 운영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박 씨는 "직원 둘을 둔 적도 있지만 이젠 매출이 크지 않아 혼자 가게를 운영하다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며 "다들 먹고살기 힘들어졌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박 씨 가게 건너편 골목에는 점포 두 곳이 2년째 비어 있다. 200만∼350만 원 수준으로 형성된 점포 임대료와 시간당 1만 원에 육박하는 아르바이트 인건비를 감당하기에는 기대 매출액이 낮아 입점하려는 상인이 없기 때문이다. 1년 전 새로 연 인근 치킨가게 역시 매출이 나오지 않아 세 달 휴업 후 객단가가 높은 카페로 업종을 전환할 예정이다.

이처럼 소상공인 3명 중 1명꼴로 최근 1년 사이에 휴업이나 폐업을 고려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소상공인 500개 사를 대상으로 ‘소상공인 경영실태 및 정책과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의 33.6%가 최근 1년 내 휴·폐업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휴·폐업을 고려한 적이 있으나 실제 폐업을 하지 못한 이유(복수 응답)로는 ‘매수자 없음’이 6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폐업 후 생계 유지 부담’ 58.9%, ‘권리금 회수 어려움’ 41.1% 순이었다.

올해 체감 경영상황에 대해서는 전체의 80%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악화 원인(복수 응답)으로는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 부진’을 꼽은 응답이 83.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재료비 원가 상승’ 27.8%, ‘동일 업종 소상공인 간 경쟁 심화’ 27.3%, ‘인건비 증가’ 22.3% 등이었다.

2분기 이후 전망에 대해서도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59.6%에 달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이 생각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비 위축과 내수 부진을 극복하고 경제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부분 소상공인은 1주일에 6일 이상 영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영업’ 47.6%, ‘7일 영업’ 30.8%였다. 하루 평균 영업시간도 ‘11시간 이상’이라는 비율이 40.4%에 달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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