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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동포, 단순 ‘이주자’ 아닌 ‘귀환자’로 맞아야

김국환 인천시의원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9년 05월 09일 목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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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국환 인천시의원

고려인동포가 우리나라에서 동포 지위를 보장받게 된 것은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된 2004년 3월 이후로 볼 수 있다.

 특히, 2007년 방문취업비자 시행은 고려인동포의 한국행 노동이주가 크게 증가하는 계기가 됐으며 러시아, CIS지역에 대한 한국 기업 진출, 한류 영향 등으로 ‘동포로서의 기대’를 갖고 한국을 찾는 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고려인동포 대부분은 집거지(集居地)를 이루면 살고 있는데 이는 한국어를 상실한 고려인동포들이 러시아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단순히 상호부조를 넘어 자신의 존재가치를 실현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2018년 5월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방문취업비자와 재외동포비자로 국내에 거주 등록한 고려인동포는 7만 명이 넘었고 유학비자로 입국하는 동반자녀를 포함하면 8만 명을 초과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연수구에 살고 있는 고려인동포는 4천여 명이고 그 중 70%가 연수구 함박마을 일대에 거주를 선호해 전체 주민의 46%를 차지하며 함박마을이 국내 최대의 고려인동포 밀집 거주지역이 됐다.

 함박마을이 ‘고려인 동포마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된 원인으로는 보증금이 필요 없는 작은 원룸이 많아 집값이 저렴하고 남동공단 등 일자리 근접성이 뛰어난 점을 들 수 있으며 한국어를 상실한 고려인동포들이 외국인 노동자 신분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인근의 공단, 건설현장 등에서 근무하거나 김포나 강화 등 먼 거리의 일자리에서 일용직 신분 등으로 정착하는데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박마을에 거주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녀들의 교육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함박마을 인근의 초등학교에는 러시아, CIS지역에서 태어나 생활하다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온 200여 명에 이르는 재학생이 있으며 이들을 위해 학교에서도 이중 언어 강사를 채용하는 등 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과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 적응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고려인동포 학부모들은 힘든 노동일과 미숙한 한국어로 자녀들의 학교 생활에 도움을 주기가 어려운 실정이며, 본인들이 일자리에서 돌아오는 저녁 9시 이후에 한글을 배울 수 있는 야학을 하는 곳이 없어서 언어 습득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최근 고려인동포 밀집으로 인해 함박마을에서는 상가를 원룸으로 개조하고 고려인동포들이 운영하는 식품점은 물론, 300석의 예식홀을 갖춘 대형 레스토랑까지 만들어져 생활하기에 편안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고려인동포의 인구유입은 물론 지역경제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고려인동포 마을 형성과 성장은 낙후된 함박마을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반면, 지역사회의 게토화 가능성, 범죄율 증가, 외국인 주민과 지역주민 간 갈등이 존재하는 양면성이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현행법상 외국 국적의 고려인동포 영유아 자녀에게는 보육료 지원이 안되고 생활문화 차이와 의사소통 문제로 각종 시설을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초등학생의 경우 학교수업이 끝난 후 보호자 없이 방치되는 등 돌봄 사각지대에 놓이게 됨에 따라 고려인의 영유아 자녀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돌봄시스템 구축과 성인을 위한 한글 야학 지원이 절실하게 됐다.

 우리 사회는 고려인동포를 단순한 일시적인 이주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정착하려는 정주화(定住化) 개념으로 보아서 ‘이주자’가 아니라 ‘귀환자’로 맞아야 하고, 지역 내 늘어나는 고려인동포를 위해 고려인지원센터 건립·운영을 통해 교육·문화·자활지원 프로그램 운영과 복지네트워크 구축 등 지역주민과 고려인동포를 하나로 이어주는 공동체 사업들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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