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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꿔치기 논란이 생긴 인천시 동구 A아파트 투표함. 아파트 1개 동의 투표함은 하나이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왼쪽(매끈한 형태)과 오른쪽(굴곡있는 형태) 두 개의 투표함이 존재한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인천시의 한 아파트 동대표 선거에서 부정선거의 전형인 ‘투표함 바꿔치기’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동구 A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24~25일 이틀간 실시한 동대표 선거에서 투표함이 바뀌었다는 주장이다.

참관인 자격으로 선거에 참여한 주민 B씨는 "첫날 투표함은 우체국 택배상자로 만든 매끈한 형태였는데, 둘째 날은 뚜껑을 덧씌운 형태의 A4용지 상자로 만들어져 굴곡이 있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주민들은 재선을 노리는 현 입주자대표회장 C씨를 동대표 선거에서 낙선시켜 재선을 못하게 하려는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동대표로 선출되지 못한 주민은 입주자대표회장 후보로 나설 수 없어서다.

이들은 나중에 바뀌었다고 의심되는 투표함을 확인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 아파트 단지 내 동대표들은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세력이 나뉜 상황이다.

주민 D씨는 "선거기간 동안 특정 후보를 깎아내리려는 게시물이 승강기에 붙기도 했다"며 "각종 음해가 난무해 주민대표를 뽑는 게 상당한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파트 선거관리위원장과 입주자대표회장 등 주민들은 투표함을 관리했던 관리사무소 측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뚜렷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A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처음 선거를 준비하면서부터 빈 상자를 재활용하기 위해 사무실 내 A4용지 상자로 만든 투표함이 존재했다"며 "투표함을 바꿔치기했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고, CCTV도 확인시켜 줄 수 있다"고 일축했다.

투표함을 만들 때 직접 참여한 선관위원장은 "내가 보지 못한 상자로 만들어진 투표함이며, 직인도 찍지 않았다"고 말해 주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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