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인 자격으로 선거에 참여한 주민 B씨는 "첫날 투표함은 우체국 택배상자로 만든 매끈한 형태였는데, 둘째 날은 뚜껑을 덧씌운 형태의 A4용지 상자로 만들어져 굴곡이 있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주민들은 재선을 노리는 현 입주자대표회장 C씨를 동대표 선거에서 낙선시켜 재선을 못하게 하려는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동대표로 선출되지 못한 주민은 입주자대표회장 후보로 나설 수 없어서다.
이들은 나중에 바뀌었다고 의심되는 투표함을 확인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 아파트 단지 내 동대표들은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세력이 나뉜 상황이다.
주민 D씨는 "선거기간 동안 특정 후보를 깎아내리려는 게시물이 승강기에 붙기도 했다"며 "각종 음해가 난무해 주민대표를 뽑는 게 상당한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파트 선거관리위원장과 입주자대표회장 등 주민들은 투표함을 관리했던 관리사무소 측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뚜렷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A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처음 선거를 준비하면서부터 빈 상자를 재활용하기 위해 사무실 내 A4용지 상자로 만든 투표함이 존재했다"며 "투표함을 바꿔치기했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고, CCTV도 확인시켜 줄 수 있다"고 일축했다.
투표함을 만들 때 직접 참여한 선관위원장은 "내가 보지 못한 상자로 만들어진 투표함이며, 직인도 찍지 않았다"고 말해 주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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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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