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합숙소로 사용됐던 ‘미쓰비시 줄사택’을 전시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다.

구는 8일 부평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미쓰비시 줄사택 보존·활용 자문단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연구위원, 이연경 인천대학교 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 정광용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보전과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미쓰비시 줄사택의 벽면과 지붕 등 건축재에 강도를 높이는 작업을 한 뒤 이들을 줄사택 일부 구역에 조성 예정인 주민공동이용시설이나 박물관에 전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줄사택을 실측 조사하고 3D 스캔 등을 거쳐 건물 모습을 기록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식 등도 검토했다.

구는 앞으로 구의회, 지역 주민 등과의 간담회를 거쳐 사택 공간 활용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삼릉·三菱) 사택은 1930년대 후반 일제가 일본군 군수물자 보급공장인 육군 조병창을 부평에 세울 때 지은 공장 노동자들의 옛 합숙소다. 작은 집 87채가 나란히 줄지어 있어 ‘줄사택’이라고 불렸다.

미쓰비시 줄사택을 놓고 현재 상반된 의견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쓰비시 줄사택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기억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의견과 건물이 노후화된 데 따른 주민 생활 여건의 개선 등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구는 지난 3월 ‘미쓰비시 사택의 가치와 미래, 그리고 부평’을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여는 등 구체적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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