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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다리위원회가 9일 오전10시 동구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다리마을 관광지 조성 사업이 주민들의 의견 반영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항의하고 있다. 김유리 인턴 기자 kyr@kihoilbo.co.kr
인천시 동구 배다리마을 주민들이 마을관광지 조성사업을 불통행정의 산물이라며 언성을 높이고 있다.

배다리위원회는 9일 오전 10시 동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다리 근대문화길 조성사업을 규탄했다.

배다리 외관 파사드 경관개선사업 잠정 중단과 전면 재검토, 3·1운동 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 전면 철회를 주장했다. 구는 지난 4월 배다리 역사문화마을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스토리와 문화자원을 활용한 테마거리 조성 ▶역사와 추억이 있는 문화의 거리 조성 ▶관광 인프라 확충을 통한 문화 산책길 조성 ▶문화예술의 거리 지정을 통한 문화관광 활성화 ▶주민 참여를 통한 지속가능한 관광시스템 구축 등 5대 전략을 제시했다. 3·1운동 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계획 등 26개 세부사업도 발표했다. 창영초등학교 앞 어린이 공원부지에 48억 원을 들여 광장과 조형물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주민들은 협의를 거치지 않은 이 사업 내용에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3·1운동 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의 대상부지 중 우각로 철로변 마을이 파사드 경관개선사업과 겹치는 부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경관개선사업을 한다고 공사를 해놓고 다시 광장을 만든다고 건물을 철거할 계획을 세우는 등 일관성이 없다"며 "파사드 경관개선사업에 적지 않은 국·시비가 투입됐는데 다시 철거하는 것은 전형적인 혈세 낭비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특히 배다리 마을을 관광지로 만들 경우 예상되는 피해에 대해 우려했다. 구가 발표한 테마거리 조성계획 중 배다리 북 카페촌 육성, 타워형 공영주차장 건설 등으로 인해 외부 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 배다리마을에는 건물 소유주가 임대로 인상을 염두에 두고 기존 가게와의 계약연장 불가 입장을 밝힌 사례가 발생하는 등 둥지 내몰림 현상이 나타났다.

대비책 없이 북 카페촌이 조성된다면 그 부담은 헌책방과 카페 등 소상공인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민운기 배다리위원회 대표는 "구가 주민 삶에 우선하기보다는 외부인의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무리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자신들의 방식대로 마을을 구획하고 포장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배다리 역사문화마을 마스터플랜의 세부 내용은 일부 주민들의 의견을 묻고 반영한 것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관 주도가 아니라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리 인턴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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