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둥글다. 이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보면서 느낀 소감이다.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이 대회는 매년 유럽 최고 축구팀의 최고 선수들이 참가해 대전을 벌여 많은 축구팬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항상 치열한 승부 속에 우승팀이 결정되지만 올해는 여느 해보다 드라마틱한 승부가 많이 쏟아지면서 전 세계 축구팬을 흥분의 도가미로 몰아넣고 있다.

 다음 달 2일 토트넘과 리버풀의 결승전 한 경기만 남겨두고 이전까지 치러진 경기에서 전문가 및 통계학적 예측을 무너뜨리는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손흥민이 주전으로 활약 중인 토트넘은 이변의 중심에 서 있다. 주전의 잇따른 부상과 짠돌이 구단주의 소극적인 선수 영입으로 올 시즌에 한 명의 선수도 보강하지 않았음에도 챔스 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리버풀 역시 공격을 이끄는 주전 선수가 두 명이나 빠진 상황 속에서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신계(神界)의 영역’의 축구 실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 리오넬 메시가 뛰는 FC바르셀로나를 격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에 오른 이 두 팀을 제외하고도 이번 대회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 결과가 잇따르면서 스포츠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강팀과 약팀이 맞붙는 경기일지라도 심판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붙어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주고 있다.

 석유 재벌 만수르가 구단주로 있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손흥민이 세 골을 넣어 4강에 올라가고, 네덜란드의 아약스가 16강, 8강에서 각각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를 누르고 4강에 오르고, 리버풀의 오리기와 바이날둠이 4강전에서 두 골씩 넣을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다음 달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챔스의 왕좌를 차지할 팀은 어디일까.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역사와 전통을 지닌 강호 리버풀이냐, 구단 역사상 최초로 결승에 오른 토트넘이냐. 이변은 언제나 찾아올 수 있다. 이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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