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논란을 빚었던 경기도립정신병원이 24시간 정신질환자 진료 및 관리 체계를 갖춘 새로운 공공응급정신병원으로 재탄생한다고 한다. 도는 경기도립정신병원과 위수탁 협약을 맺은 뒤 오는 8월께 경기도립정신병원을 재개원한다.

 전면 개편을 통해 문을 여는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은 지난 1982년 설립된 옛 경기도립정신병원 바로 옆에 있는 서울시립정신병원 건물에 들어선다. 현재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는 서울시립정신병원은 지난해 12월 문을 닫은 이후 현재 비어있는 상태다. 당초 경기도는 병원의 폐원 절차에 착수하기로 결정했지만,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에 막혔다. 또 최근 진주 방화·살해 사건 등 정신질환자 관련 사고가 잇따르면서 중증 정신질환자의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도 도가 결정을 번복한 원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경기도립정신병원이 폐원 위기를 맞은 주된 이유는 만성적자 때문이었다. 매달 3천만 원을 상회하는 적자가 계속 누적돼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의료법인 용인병원유지재단은 재수탁을 포기했다. 이에 도는 도립정신병원 운영을 위해 이번 1차 추경예산에 13억1천500만 원의 예산을 반영하는 한편 5월 도의회 임시회에서 경기도의료원도 수탁기관으로 도립정신병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하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

 도립 정신병원은 지난 7일 이후 위수탁 기간 만료와 새로 임대한 병원 시설 리모델링 등을 위한 일시적 휴업에 들어갔다. 도립 정신병원은 폐원 결정 이후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돼 지난달 1일 155명이던 입원환자가 현재는 모두 옮겨진 상태다. 이처럼 도립정신병원이 회생 방안으로 전환된 것은 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의 활동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보건복지위는 도립정신병원 폐원 사태 해결을 위해 주도적으로 TF를 구성·운영에 나섰으며, 소속 의원들의 5분 발언 등을 통해 도의 폐원 방침 전환 필요성을 거듭 주장해 왔다. 이렇게 급한 불은 껐지만, 늦어도 8월까지 단기간 내에 적정 인력 배치 및 응급의료가 가능토록 병원 운영 시스템을 정상 궤도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아 경기도는 직영사업 전반에 걸쳐 꼼꼼히 따져보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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