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식량 지원 문제를 두고 긍정 입장을 밝힌 여야 4당과 달리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실제 성사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는 유감을 표하면서도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은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며 오히려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0일 고양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군사적 행동이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사일 문제와는 별개로 식량지원 문제는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면서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가동해 보는 것도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으로 신뢰를 강화한 남북관계를 통해 북미관계가 개선되는 쪽으로 나갈 수 있도록 긍정적 기여를 해야 하는 때"라며 "지체 없이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해서 서로의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당 회의에서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난처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인도적 지원은 당연히 해야 한다"며 "대북 식량 지원 문제를 생각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여야 영수회담을 요청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황교안 대표는 이날 경북 영천의 과수농가를 방문했다가 기자들을 만나 "북한을 도와주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바람직한 일이지만 상황에 맞아야 한다"며 "북한 주민의 어려움에는 관심이 없고 핵 고도화에만 전념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엄중한 제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이 오판할 수 있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대북 식량 지원에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 및 북핵외교안보특위 연석회의에서 "미사일에 대한 문 대통령의 답은 식량 지원이었다"면서 "결국 문 대통령 덕분에 북한의 미사일 장사가 쏠쏠한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꼬집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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