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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서구 원창동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전경. /사진 = SK인천석유화학 제공
SK인천석유화학이 주민 안전을 이유로 인천지역 전문기술자들과 업체의 고용 기회를 외면하고 있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인천시회와 지역 플랜트 업계 등에 따르면 SK인천석유화학(SK)이 오는 9월 말부터 45일 간 실시하는 1천억여 원 규모의 대보수에 울산 등 타 지역 업체로만 공사를 진행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정유·화학에너지 회사들은 약 3년마다 한 차례씩 45일 간 모든 공정을 ‘가동 중단(셧다운)’하고 대대적인 정기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 역시 9월 말께 대보수를 계획하고 있다. 대보수는 크게 4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약 5천 명 이상의 전문기술자와 노동인력들이 투입될 전망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 노동자들과 관련 업계는 지역사회 상생 차원에서 SK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SK 측은 전문성이 없는 업체가 대보수에 참여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인천 업체를 배제하고 있다. 대신 울산에 본사를 둔 D사와 J사, 서울의 M사, 여수의 Y사가 거론되고 있다.

인천에 기반을 둔 A사의 경우 지난해 기준 석유화학 기계설비 부문 시공능력평가액이 842억 원으로, 506억 원의 J사나 486억 원의 M사, 171억 원의 Y사보다 월등이 높다. 특히 J사와 D사는 작업 중 문제가 발생해 업계에서 구설에 오른 상태다. 지역 업계에서는 SK가 거론되는 업체들의 자세한 상황을 알지 못하면서 지역사회에 주민안전을 볼모로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 인천본부 관계자는 "SK에서 퇴직한 임원들이 하도급 업체에 몸을 담아 로비나 혈연으로 묶여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울산 등의 업체가 선정되면 당연히 지방의 숙련공이 참여하고, 특히 서구에 많이 사는 우리 기술자들은 들어갈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역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천 업체가 충분한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고 있음에도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한 것"이라며 "결국 단가가 낮은 영양가 없는 일자리만 주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정유·화학공장의 정기 보수공사는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데, 석유화학단지가 밀집한 울산·여수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인천 업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 외에 인천 근로자가 고용될 수 있도록 업체와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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