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내 일하는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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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인천시교육청 제공
지난 10일 인천시교육청 본관 원탁회의실에서 열린 ‘2019 청소년 노동인권 토크쇼’에 참석한 일하는 청소년 30여 명은 자신들이 겪었던 다양한 노동 경험담을 털어놨다. 공부를 안 한다는 편견에 부딪히고, 도둑으로 몰리는가 하면 폭행에 부당 해고까지 당하는 등 갖가지 사연이 쏟아졌다.

한 학생은 "축제기간이면 일손이 모자라 가족이 운영하는 횟집에서 일을 돕는데, 한 아주머니가 저를 가리키며 자신의 자녀에게 하는 말이 ‘공부를 열심히 안 하면 너도 저렇게 된다’였다"며 "무척 속이 상했다"고 했다.

키즈카페에서 일했던 한 학생도 "아이가 미끄럼틀을 거꾸로 타고 있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더니 놀랐는지 울었다"며 "그 모습을 본 부모가 제 뺨을 때리면서 ‘네가 뭔데 우리 자식을 울리느냐’고 소리쳤다. 너무 서러워서 화장실에서 몰래 울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고깃집에서 일했던 또 다른 학생은 "아르바이트 시간이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장이 ‘내가 술을 마셔서 일을 못하니 네가 마감시간까지 일을 하라’고 해 사전 협의가 없었던 거라 못하겠다고 하자 잘렸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일을 한 학생 역시 "휴대전화를 놓고 간 손님이 ‘너가 훔쳐간 거 아니냐’고 했고, 점장한테도 저 알바생이 휴대전화 팔아서 돈 벌려고 가지고 갔다는 식으로 말해 억울했다"고 말했다.

참석 학생들은 일하는 청소년에 대한 인식 개선과 반복되는 권리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청소년 노동인권교육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지역 내 중·고교 900학급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노동인권교육’을 진행하고,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도 실시할 계획"이라며 "교육청은 노동인권교육을 통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노동의 가치와 권리를 알려 주는 일을 시작으로 다양한 청소년 노동인권 옹호활동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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