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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남동구 논현동 '인천 택시가족 쉼터'.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시의 택시쉼터 추가 설치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다. 시와 각 기초단체는 대상지 선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올해 안에 인천지역 권역별 5곳에 4천만 원씩 총 예산 2억 원을 들여 컨테이너형 택시쉼터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인천지역 택시쉼터는 남동구 논현동 ‘택시가족 쉼터’가 유일하다.

2012년 시가 18억 원의 예산을 들여 1천317.9㎡ 터에 2층 건물과 32개 주차면으로 꾸린 논현동 쉼터는 번화가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변의 택시 이용 수요가 적어 기사들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쉼터 이용 일 평균 차량 대수는 10.4대에 불과했다. 법인과 개인을 합한 인천 전체 택시 1만5천여 대의 0.07% 수준에 머물렀다.

시는 기존 쉼터의 실용성 논란으로 권역별 소규모 쉼터 조성을 대안으로 마련했으나 기초단체들의 반응이 미지근하다. 10개 군·구 중 서구와 부평구만 응답했다.

기초단체들은 부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 자체를 꺼려하고 있다. 번화가 접근성을 따지자니 마땅한 시·구유지가 없고, 한적한 위치의 공터에 만들자니 택시기사의 불만이 불 보듯 뻔하다. 시민들의 거주지 주변은 주차난과 매연 등 차량 정체로 인한 민원이 우려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컨테이너형 쉼터의 상반기 내 설치를 목표로 했던 당초 계획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시는 ▶권역별 조성계획을 취소하고 대규모 쉼터 1곳 조성계획 ▶취합한 후보지 중 2곳을 선정해 시범사업 운영계획 등 두가지 안을 구상하고 있다.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차량 통행이 한가해 교통체증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기사들이 손님을 태우기 편한 곳은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며 "우수 사례로 손 꼽히는 수원시 쌍우물 쉼터와 같이 지하철역과 가까운 곳에 왕복 8차선 도로가 나 있고 공터가 있는 조건은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각 구가 후보지 물색에 힘을 실어준다면 토지 용도변경 등 행정적인 절차는 시가 손 볼 생각"이라며 "이달 내 각 기초단체 쉼터 담당자들이 모여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가 2곳을 선정해 시범사업에 나설 경우 유력한 대상지는 서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현 서구청장이 택시쉼터 조성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고, 지역 법인택시 3분의 1과 서울에 거주하지만 인천에서 영업하는 기사들이 다수 등록돼 있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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