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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기범 아나운서
"국내 최대의 크루즈 터미널인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이 개장했습니다. 총사업비 280억 원을 투입해 지상 2층, 총면적 7천300여㎡ 규모로 건설된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은 인천항의 랜드 마크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원기범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개장식에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박남춘 인천시장, 고남석 연수구청장,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 등 주요 내빈들을 비롯해 크루즈 관계 기관이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시, 연수구, 한국관광공사, 인천관광공사, 롯데관광개발 등 6개 기관은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 공동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방송에서 뉴스가 흘러 나옵니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상 ‘처음으로 시작하는’ 일들에 ‘사회자 (MC)’로 함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및 10여 개의 종목별 경기장, 인천도시철도, 송도컨벤시아 등을 비롯해 수많은 역사적인 첫 출발을 함께 해왔으니 무척이나 영광스럽고 보람도 큽니다. 이번에 개장식 사회를 맡은 ‘인천 신항 크루즈 터미널’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거니와 골든 하버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큰 22만5천t급 크루즈를 수용할 수 있고 수도권 최초의 크루즈 전용 터미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개장식에 맞춰 공식행사 직후에는 인천항을 모항으로 출발하는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호가 승객 2천800여 명을 태우고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로 힘차게 출항했습니다. 코스타 세레나호는 총 11만4천t급으로 63빌딩보다 40m 더 깁니다. 말이 그렇지 실제로 보면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엄청나게 큰 규모입니다. 승객 정원은 3천780명, 승무원 1천100명이며 11개의 바와 5개의 레스토랑, 극장, 면세점, 스파, 수영장, 헬스장 등의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크루즈 마니아입니다. 크루즈는 여행의 끝판 왕입니다. 2007년에 2주 동안 터키와 그리스 일대를 여행했었습니다. 이스탄불에서 출항해서 이즈미르, 에페수스 등 터키 해안 도시들과 에게해의 보석 같은 섬들을 둘러본 뒤 그리스의 코린트, 아테네, 테살로니키 등을 여행하고 이스탄불로 돌아오는 여정이었습니다.

 방송사 출장으로 간 것인데 크루즈 선상에서도 매일 생방송을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제작진이, 크루즈 여행을 하는 승객들 모르게 몇몇 가족들과 미리 접촉해서 그들에게 보내는 사연과 신청곡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매일 아침마다 선내 방송을 통해 그 사연들을 소개해 줬던 것입니다. 마치 라디오방송처럼 말입니다.

 다른 나라의 바다 위에서 하루 일정을 시작하는 시간에 선실 내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사랑하는 가족들의 사연……. 그야말로 감동의 물결이었다고 감사 인사를 많이 받았습니다. 크루즈 여행의 장점은 손으로 다 꼽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나는 크루즈 승무원입니다」의 저자 홍자연 씨도 언급했듯이 엄청난 규모의 움직이는 럭셔리 호텔, 수영장 등 선내에 있는 각종 고급 편의시설, 24시간 운영되는 뷔페식당, 기항지에서의 강렬한 여행, 매일 밤 펼쳐지는 고급 공연과 파티, 전 세계에서 온 승객들과 교류, 그 밖에도 육상 여행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새로운 경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크루즈를 여행의 최고봉이라고 부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앞서 말씀드린 ‘터키, 그리스 크루즈 출장’이 계기가 돼 그 이후로 기회가 닿을 때마다 크루즈 여행을 즐기며 주변에 소개해주다 보니 저도 모르게 어느새 ‘크루즈 전도사’가 돼 있었습니다.

 국제구호전문가 한비야 씨는 ‘여행은 결국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행은 사람을 더욱더 성숙하게 만듭니다. ‘진정한 나’를 찾는 의미 있는 여행, 지금부터라도 계획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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