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바보들’에 첫째로 꼽히는 인물이 원소다.

 성공과 실패의 결정적 갈림길에서 휘하 참모의 올바른 진언을 무시하고 경망되게 행동했다가 천하제일의 세력가에서 패가망신의 처지로 졸지에 전락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그의 운명을 가른 관도대전 당시다. 원소가 전군을 몰아 조조를 치려는데 참모 저수가 말렸다. "경솔히 황하를 건넜다가 혹 변이라도 당하시면 모두가 돌아올 수 없게 됩니다."

 원소가 화를 버럭 낸다. "너는 지금 큰일을 망치려는 게냐. 군사는 모름지기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걸."

 저수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물러나 탄식했다. "윗사람은 욕심만 내고, 아랫것들은 공명심에 들떠 있으니 유유히 흐르는 저 황하를 나는 다시 건너오지 못할 것이구나."

 결과는 저수의 예측대로 됐다. 오늘 우리 정치판을 보고 있으려면 여야 공히 정치 세력답지 못하게 옹졸하고, 무조건 싸우는 걸 능사로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나라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그들이 원소처럼 패가망신할 까닭이 없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무모하고 경솔한 면은 너무나 닮았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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