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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인 정착에 도움을

김두만 오산경찰서 보안과 경위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9년 05월 15일 수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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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만 오산경찰서 보안과 경위
북한의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와 공존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처럼 느껴지지만 지금 내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3만 명이 넘는 탈북인들의 삶은 어떠한지 생각해 보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필자처럼 치안현장 최일선에서 직접 탈북인을 만나는 신변보호관들은 직업상 생생한 소리를 듣지만 일반 사람들은 ‘이제 만나러 갑니다’ 등 탈북인들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간접적으로 북한과 탈북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고 일부 탈북인 출연자 중에는 팬클럽까지 생겨나 그 인기를 실감하기도 한다. 현실에서도 그들의 삶은 인기가 있을까?

 사실 우리 사회 전 계층에 고용문제가 심각한 요즘 탈북인들의 취업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필자가 신변보호하고 있는 한 탈북인 여성의 취업 성공기를 통해 그들을 똑같은 이웃으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해 본다. 소개하려는 이 탈북인 여성은 우리 사회에 온 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 탈북인으로 이분도 한국에 오기까지 참 드라마틱한 일들이 많았음에도 매우 긍정적인 성격과 열정을 가진 분이다. 필자는 이 여성 탈북인을 거주지 인근의 회사에 취업시켜 줬지만 근무 중 부상으로 2개월 만에 부득이 퇴사를 하게 됐다.

 남한에 일가친척이 없는 이 탈북인 여성은 위 취업 사실로 기초생활 수급비가 단절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 치료를 병행하며 재취업하길 희망했다. 다시 쉽게 취업이 되리라 생각하고 함께 인터넷·신문 등을 통해 구직광고를 찾아 40여 회 취업 면접을 봤지만, 돌아온 건 불합격 소식과 "조선족은 채용하지 않는다.", "탈북자를 써 보니 형편없었다. 경력이 없어서 안된다"라는 채용담당자들의 말뿐이었다. 이 탈북인 여성은 "그간 탈북인들이 어떻게 했으면 이런 소리를 듣게 되었는지 먼저 온 선배들이 원망스럽다"며 "사장님 저 조선족 아닙니다. 저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고 당당히 말하고 싶었지만 탈북인인게 사실이고 경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니 말할 수 없었다며 낙담했다.

 포기하지 말라며 다독이긴 했지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우리 사회에 아직까지도 이렇게 탈북인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있음을 알고 씁쓸했다. 이 탈북인 여성에게 경찰서 보안협력위원회와 교육전문가의 취업 면접지도·심리상담을 받게 한 후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수차례 도전 끝에 우수 중소 기업체에 취업을 하게 됐다.

 이번 취업은 올해부터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보안과에서 시행하고 있는 탈북인들의 범죄예방 환경 조성을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1:1 CARE’ 라는 특수시책 때문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었다. 흔히 ‘탈북인 안착이 통일의 첫걸음이다’라고 말한다. 통일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고 생활의 문제이고 현실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그간 사회 곳곳에 있었던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업 이력서에 고향·학교·신체조건 등을 기재하지 않거나 블라인드 면접 등 여러 방법을 통해 공정한 취업 기회를 보장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정작 우리의 이웃이며 같은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민들에게는 어떠했는지 되돌아 볼 때다. 탈북인들도 좋은 분들만 있지 않은 것은 우리 사회와 같을 것이다. 필자도 오랜 시간 탈북인들을 만나왔지만 나와 다른 삶을 살아온 그들을 만나는게 여전히 두렵다. 위 이야기 주인공인 탈북인도 아무 것도 없는 내가 채용될 수 있을지, 채용되면 잘 할 수 있을지 두려웠을 것이다. 채용 담당자들 또한 다시 탈북민을 채용하면 고생할 수 있을 것 같아 두려웠을 것이다.

 베스트셀러 작자이자 심리학자인 나다니엘 브랜든의 "변화를 향한 첫 단계는 인식이다. 두 번째는 인정이다" 라는 말처럼, 다름의 두려움을 털고 탈북인을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그들을 인정하려는 우리의 마음의 변화와 탈북인들 또한 이 탈북인 여성처럼 우리 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변화를 두려워 하지 말고 노력을 경주해 스스로의 능력을 입증해 보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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