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도시인 수원시에서 3일 동안 국내외 명품 연극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연극축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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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컴퍼니의 '고기, 돼지'
수원시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경기상상캠퍼스에서 ‘2019 수원연극축제’를 개최해 국내작 11편, 해외작 6편 등 17개 작품을 54회 상연한다고 14일 밝혔다.

‘숲 속의 파티’를 부제로 하는 수원연극축제의 무대는 경기상상캠퍼스의 잔디밭과 숲이다. 사색의 동산, 청년 1981 잔디마당 등 곳곳에서 공연이 진행된다.

올해로 23회를 맞는 수원연극축제는 수원시가 주최하고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한다.

해외 초청작 6편 중 3편은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독일 극단 아누의 ‘위대한 여정’은 관객 참여 공연이다. 가로·세로 50m 넓이 잔디밭에 촛불 3천 개와 여행가방 300개를 미로처럼 늘어놓는다. 관객은 미로를 이동하며 8개 코스에서 각기 다른 배우를 만나 이벤트에 참여하며 희망과 절망, 행복 등 여러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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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dammte Spielerei의 ‘악동음악대’
비정부기구인 캄보디아 파레 서커스(PPS)의 ‘석화(石花)’는 서커스 작품이다. 곡예와 저글링, 비틀기 등 화려한 기예를 보여 준다. PPS는 캄보디아 인구 25%가 학살당한 ‘킬링필드’ 이후 만들어진 단체다. 무자비한 학살로 수많은 고아가 생겼고, PPS는 고아에게 서커스를 가르쳐 주며 삶의 의미를 부여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북극에서 남녀의 생존 야영기를 그린 일본 시부플레의 ‘야영’, 6명으로 이뤄진 음악대가 거리를 활보하며 클래식부터 팝송까지 다양한 곡을 연주하는 ‘악동음악대(벨기에)’, 무용수와 육중한 굴착기가 한몸이 돼 아름다운 움직임을 보여 주는 프랑스 아름다운 몸짓의 ‘동행’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내 작품은 11편 중 4편이 신작이다. 창작 중심 단디의 ‘달의 약속’은 공중 퍼포먼스 작품으로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인생을 묘사한다. 크레인에 매달린 배우들은 퍼포먼스로 내일을 향한 도전을 표현한다.

정가악회의 ‘우리가 기념해야 하는 것들’, 비주얼씨어터 꽃의 ‘돌, 구르다’, 생각나무 툴의 ‘갑옷을 입었어도 아프다’ 등도 이번 축제에서 처음으로 상연되는 작품이다. ‘우리가 기념해야 하는 것들’은 우리 삶의 소소한 기념일과 사회적으로 기념해야 할 순간을 재해석하고, ‘돌, 구르다’는 직장과 국가·사회 등에 둘러싸인 체제를 벗어나려는 한 사내의 삶을 탐구한다.

관객과 호흡하는 작품도 있다. 바람컴퍼니의 ‘고기, 돼지’는 이동형·관객 체험형 작품으로 돼지의 일생을 반추하며 인간 행위의 정당성에 대해 논쟁한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엄정애 작가와 함께 하는 인형 만들기, 거리 퍼레이드, 푸른지대 딸기밭 추억 만들기 이벤트 등이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열린 수원연극축제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사흘 동안 15만여 명이 연극을 관람했다. 관객이 전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2017년까지는 수원화성행궁 일원에서 열렸다.

올해는 서호중학교, 국립식량과학원 가공이용연구동, 옛 농촌생활연구소, 효탑초등학교,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창업지원센터, 더함파크 등 6개소에 임시 주차장(1천700면)을 운영한다. 또 더함파크와 호매실지구에서 상상캠퍼스를 오가는 셔틀버스 6대를 운행한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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