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시즌 프로배구를 앞두고 남자부 한국전력과 삼성화재가 선수 2명씩,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가 3명씩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다른 팀에서도 전력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14일 삼성화재에 세터 권준형과 리베로 이승현을 내주고, 센터 정준혁과 리베로 김강녕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B손보도 센터 하현용과 이수황, 레프트 박광희를 우리카드에 내주고 날개 공격수 김정환과 센터 박진우, 구도현을 영입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대한항공 베테랑 레프트 김학민이 선수 교환 없이 KB손해보험으로 옮겼지만 이번처럼 맞교환은 처음이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대어급 선수 대부분이 원소속팀에 잔류해 어느 시즌보다 트레이드 필요성이 커졌다. FA 최대어 정지석을 비롯해 곽승석, 진성태, 황승빈 등 ‘내부 FA 4명’이 대한항공과 전원 계약했고, 현대캐피탈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FA 멤버’ 문성민, 신영석, 여오현, 이승원도 원소속팀에 남았다. FA 이적은 KB손보 레프트 손현종이 대한항공으로, 삼성화재 세터 이민욱이 한국전력으로 옮긴 게 전부였다.

이 때문에 FA시장에서 선수 보강이 없었던 팀들은 트레이드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시즌 최하위 한국전력과 ‘봄 배구’가 좌절됐던 삼성화재가 2대 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시즌이 끝난 후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과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이 꺼냈던 트레이드 카드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이 열린 캐나다 토론토에서 구체화했고, 귀국 직후 공식 발표하게 됐다.

이번 트레이드는 취약 포지션 보강을 위한 양팀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한국전력은 208㎝의 센터 정진혁을 데려와 약점이었던 높이를 보강했다. 장병철 감독은 "정진혁과 기존 센터진인 최석기, 조근호, 박태환, 이재목 간 내부 경쟁을 통해 전력 상승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삼성화재에서)1년간 선수생활을 함께 했던 김강녕의 수비적 능력을 높게 평가해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역시 "세터 권준형은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주전을 맡아 왔던 김형진이 흔들릴 때 뒷받침해 줄 것이다. 리베로 이승현은 스파이크 서브에 대한 리시브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KB손보도 우리카드와 3대 3 트레이드로 새 시즌 새 도약을 준비한다. KB손보에 합류한 김정환은 2010-2011시즌 2라운드 5순위로 우리캐피탈(우리카드 전신)에 입단한 왼손잡이 날개 공격수로 레프트와 라이트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센터인 박진우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4-2015시즌 V리그 베스트7에 오른 적이 있다. 역시 센터인 구도현은 팀의 중앙을 책임질 전망이다.

한국전력-삼성화재, KB손보-우리카드의 트레이드를 시작으로 전력 보강을 위한 선수 맞교환이 이어질 전망이다. 장병철 감독은 "팀이 보강해야 할 부분이 있어 조건이 맞는다면 트레이드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병철 감독,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은 초·중·고교를 함께 다닌 ‘30년 지기’, 장병철 감독,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성균관대에서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사이라 트레이드 논의 자체는 자연스럽다. 다음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한국전력과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점화된 트레이드 논의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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