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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원일 인천부평으뜸포럼 대표
동물의 왕국에 가끔 출연하는 미어캣은 두 발로 꼿꼿하게, 차렷 자세로 서서 주위를 살피는 모습이 꼭 군대의 보초병 같다. 이들은 토양이 딱딱하며 돌이 많은 건조한 개활지에서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데, 낮에는 굴속에서 지내지 않고 밖으로 자주 나와 가슴과 배에 햇볕을 쬔다. 그들이 햇볕을 쬐면 체내에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고, 신진대사도 원활해서 졸음이 사라져 먹잇감을 찾으러 가게 된다고 한다. 물론 이들 미어캣은 망보기 조장으로 맹금류로부터 자신이 속해 있는 무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직의 파수꾼임에 틀림없다.

 생명의 역사에서 눈은 언제나 진화의 아이콘이었다. 잘 봐야만 목표물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즉 좋은 눈을 가질수록 생존의 우위를 누리게 된다.

 1차 산업인 유목과 농경 그리고 근대식 공업과 최첨단 산업 사회를 거치면서 인류는 질병과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며 나름 품격 있는 문화를 누리고 있다.

 최근 인류 앞에 베일을 벗은 블랙홀은 과연 인류의 희망일까?

 우주의 역사를 밝힐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하지만, 한 꺼풀 벗길수록 신비를 더해 가는 신비의 우주임을 아직 부인하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주에 대한 경이, 탐구와 관찰이 과학과 철학이 됐고 예술과 종교(?)가 됐다. 전기와 통신, 컴퓨터와 AI로 진화한 과학 기술은 오늘의 문명사회를 낳았다.

 하지만 눈앞에서 일용직 일자리까지 감소하는 고용 참사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퇴로조차 없는 자영업자, 생산·내수·수출 감소로 사면초가에 빠진 제조업 현장을 보면, 요즘 눈을 감고 싶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렇다고 현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인생의 희로애락을 삶의 일부로 기꺼이 수용하고자 평정심을 덕업으로 삼을 뿐이다. 오늘도 뜨거운 가슴이 하늘로 바다로 육지로 요동을 친다.

 성인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함께 하려는 컴패션을 감수하기까지 도와야 한다. 뜻이 맞고 가는 길이 같으면 닥친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간다. 모든 경험이 마음에 빼곡한 나이테가 되어 살아갈 심장을 튼튼하게 할 것이다. 우리가 나아갈 힘과 빛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그 고통을 견뎌내면 그 무게만큼 자신의 인생이 깊어진다.

 하지만 태풍이 오면 선원들은 파도가 아니라 선장을 본다고 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호의 선장은 어떤 과제를 책임져야 하는가? 선장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책임의식이다.

 큰 사고는 한순간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과 같이 사전에 수많은 징후를 발신한다. 시그널을 읽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지금의 온갖 상황변수를 풀어낼 지혜와 과감한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국가는 인류의 오랜 관심사인 사회적 시스템과 인적 자원의 배분에서 효율성과 공정성을 높여야만 한다. 이는 국가 조직을 위해 스스로 불타 오를 줄 아는 사람에게서 가능하다. 일본에서 존경받는 경영자 이나모리 가즈오의 표현 같이 세우는 리더십은, 집단을 행복으로 이끌도록 하늘이 인간세계에 일정 비율로 배포한 선물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은 매일 출산 중이다. 조직의 파수꾼이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굴 밖으로 나와야 한다. 좋은 대안은 가장 바깥에 있다. 우듬지에 있는 원숭이가 망을 보며 좋은 먹이를 확보하지 않는가. 문명이란 끝없는 노력으로 자연의 험한 도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5월의 봄날에 조국을 돌아보면 당나라의 시성(詩聖) 두보가 생각난다. 나라는 망가져도 산하는 여전하여~ 시국을 생각하니 꽃을 보아도 눈물이 흐르고….

 권력은 역사의 과객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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