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조장천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담수 환경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세균을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 20여 년간 많은 미생물학자들이 실패를 거듭한 분야로, 이번 연구는 다양한 미생물 자원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19일 인하대에 따르면 조 교수팀은 춘천 소양호에서 채집해 멸균한 물에 아미노산과 비타민, 탄소원, 과산화수소를 물과 산소로 바꾸는 효소인 카탈레이스 등을 첨가해 순수배양체를 얻는 데 성공했다. 특히 카탈레이스를 첨가하자 배지의 과산화수소 농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세균이 급증하는 현상이 관찰됐고, 이를 바탕으로 세균 배양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이들이 배양한 세균은 지구의 모든 담수 호수에 살고 있는 ‘acl 집단(acl clade)’ 혹은 ‘플랑크토필라 집단’이라고 불리는 세균그룹이다. 1990년대 이미 모든 호수에 존재하는 세균 중 양이 가장 많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순수배양체가 확보되지 않아 연구는 답보상태에 있었다.

조장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집락을 형성하지 않는 난배양성 세균들을 효율적으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영양분이 부족한 환경에서 미생물은 유전체 크기를 줄여 나가며 진화해 대사효율을 높이고 개체수를 효율적으로 늘려 간다"고 설명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