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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청장이 지난 1월 31일 서구청 회의실에서 여직원 성추행 의혹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현(59)인천 서구청장이 경찰의 소환 통보를 받고도 해외 출장을 이유로 조사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찰청은 최근 성추행 피해자에게서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피고발인 조사 등을 위해 검찰에 수사기간 연장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1월 지역의 주민단체가 이재현 청장의 성추행 의혹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2월부터 검찰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피해자들의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고, 검찰의 보완수사 요청을 거쳐 3개월간 국선변호인을 통해서도 조사를 진행했으나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피해자 및 참고인들에게서 제출받은 마지막 진술서에 모 여성이 ‘불쾌감을 느꼈다’는 취지로 명시하면서 이 청장의 성추행 혐의 기소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 15일 이 청장 측에 피고소인 소환 통보를 전달했지만 이 청장 측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일정을 재조정하자고 입장을 낸 후 출장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은 19일부터 오는 25일까지 도시재생 분야의 성공 사례와 중소기업 해외시장 개척 지원 등을 위해 폴란드와 터키를 방문 중이다.

지역 일각에서는 서구와 밀접한 연관도 없는 외유성 해외 연수를 핑계로 경찰 소환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폴란드와 터키의 도시재생 사례를 서구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도 의문이고, 지역 중소기업들이 해당 지역에 얼마나 판로를 개척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성추행 의혹에 대해 하루빨리 진실을 밝혀야 할 청장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이번 해외 출장은 무역사절단과 함께 청년창업 등과 도시재생 벤치마킹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구청 비서실 관계자는 "내가 아는 한 경찰에게서 소환 통보를 받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진술이나 피고소인 소환 부분은 수사 중이어서 답변할 수 없다"며 "다만, 검찰에 수사기간 연장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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