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를 포함한 바른정당계가 20일 정면 충돌했다.

손 대표가 이날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수석대변인에 측근 인물을 임명하자, 오신환 원내대표를 포함한 바른정당계는 즉각 반발하며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바른정당 출신 최고위원 3명은 손 대표의 당직 임명 철회안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손 대표는 이날 당내 반대에도 불구 새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에 초선 비례대표인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공석인 수석대변인에는 역시 초선 비례대표인 최도자 의원을 선임했다.

손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는 이날 당직 임명이 당헌·당규가 정한 최고위 협의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오 원내대표를 포함한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날치기 통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오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자리인 만큼 손 대표는 원내대표와 이견 조율을 하는 게 상식"이라며 "오늘 긴급히 안건을 상정해 날치기 통과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계인 지상욱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손 대표가 노욕에 사로잡혀 당을 독선적으로 운영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농단하고 있다"며 "당의 운영 절차를 파괴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로 당을 망치고 있다. 당장 사퇴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 지 2주 차에 들어섰지만 내홍 수습은커녕 서로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극단 상황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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