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술은 삼국지 무대에서 가장 어리석은 인물로 꼽힌다. 후한 최고 가문의 적자로 태어나서 나름 자질도 있었지만 황제가 돼 호사를 누리고 싶다는 한심한 생각으로 스스로를 망쳤기 때문이다. 그의 최후는 실로 비참했다. 날씨는 폭염이 계속되는 한여름, 먹을 식량이 없어 겨우 꽁보리밥 한 그릇이 앞에 놓였을 때 그래도 황제를 칭했던 자신인데 너무 속이 상했다.

그래서 취사병에게 부탁했다. "보리밥이 깔깔해서 목에 넘어가지를 않는구나. 꿀물이나 한 잔 다오." 취사병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핏물이라면 있을까, 어디 꿀물이 있겠습니까?" 원술은 이 대꾸에 충격을 받아 비명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사서의 기록을 보면 피를 한 말가량 토하고 죽었다고 한다.

결국은 그 스스로 자초한 결과가 아닌가. "꿈 깨시오. 아직도 당신이 황제라고 여기는 모양인데 한심한 인물 아니오." 원소의 귀에는 이렇게 들렸던 모양이다. 요즘 우리 주변에 정치하는 인물 가운데 원술형이 꽤 많은 듯하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