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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말이 나오고 있는 인천시 서구 북항 배후 물류단지 내 한진중공업 부지 전경. <독자 제공>
한진중공업이 지역의 한 업체와 인천 북항 배후 물류단지 내 일부 터의 매매계약을 진행하는 과정에 최근 사모펀드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뒷말이 나온다. 한진중공업과 부지 매매 협상을 했던 인천지역 업체는 이곳에 중고차 수출·매매단지를 조성하고자 했으나 이번 일로 사업이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21일 한진중공업 등에 따르면 최근 인천시 서구 원창동 391-9 일원 9만9천100여㎡의 부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플래티넘에셋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플래티넘에셋은 해당 부지에 물류센터를 조성할 예정으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께 한진중공업과 본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부지 중 일부 터는 지역 내 A업체가 2017년 10월부터 중고차 수출·매매단지 조성을 위해 한진중공업 측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 A업체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통해 총사업비 3천400억 원을 마련해 약 3만3천여㎡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9층, 연면적 21만8천여㎡의 중고차 첨단 수출·매매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A업체는 해당 시설에 스포츠와 문화시설을 갖춘 초대형 복합단지를 지을 요량이었다.

이에 따라 A업체는 지난해 11월 부지 매입 의향서와 은행계좌 잔고증명서를 한진중공업 측에 제출하고 매매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었으나 자금 등의 문제로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진중공업은 지난 4월부터 해당 부지의 매각 입찰을 진행했고, 플래티넘에셋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A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한진 측과 협의를 이어가면서 지난 13일에는 매매계약 체결을 위해 부지 매입 의향서와 은행계좌 잔고증명서를 제출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한진 측이 부지의 일괄 매각계획을 알려주지 않았고, 갑자기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돼 당황스럽다"고 했다. 이어 "지난 1년여가 넘는 시간 동안 자금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지역의 210개 중고차 수출업체로부터 사전 청약도 받은 상태"라며 "지역의 중고차 수출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대기업이 인천의 중소기업을 배려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말께 A업체에 매각 직전까지 갔지만 그쪽에서 돈이 준비되지 않아 못하겠다고 했고, 지난 4월에도 공개입찰을 진행하면서 매입의사를 물었지만 하지 못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2번이나 기회를 줬는데도 준비를 하지 못했는데, 언제까지 기다려 줄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부지 말고도 매각하고 있는 땅이 46만여㎡ 정도 남아 있으니 다른 곳을 찾아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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