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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해오름공원은 소래포구와 늘솔길공원을 연결하는 녹지축으로 계획됐지만 아파트와 산책로로 단절된 모습이다. 사진은 소래습지생태공원과 해오름공원을 잇는 소래포구어시장 일대 전경. <기호일보 DB>
인천시 소래·논현지구의 해오름공원은 주변 생태계와 단절된 도심 속의 섬이다. 남쪽은 해안가에 접해 있고 북쪽은 거대 아파트 단지, 서쪽은 공업단지로 둘러싸여 있다. 동쪽은 도로로 인해 소래습지생태공원과 단절된 상태다. 소래대교, 영동고속도로, 수인선이 지나고 있다.

21일 시와 남동구에 따르면 현재 238만3천283㎡ 규모의 소래·논현지구는 2000년 1월 도시개발법이 제정된 이후 민간이 도시를 개발한 첫 사례다. 한화의 에코메트로 단지다. 남측 소래갯골을 따라 조성된 해오름공원은 남동인더스파크(남동산단)의 대기오염물질 유입을 막는 완충지대다. 이곳에 데크와 아스팔트로 사람만의 산책로를 조성했다.

한화는 2003년 초기 개발계획에서 남동산단과 택지 사이의 완충녹지로 89만2천561㎡의 골프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체육시설인 골프장은 완충녹지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시민들이 골프장 대신 충분한 완충녹지 조성을 요구하자 한화는 반대 여론을 수용해 골프장 면적의 일부를 공원부지로 변경했다. 대신 2004년 아파트용지를 기존 51만3천818㎡보다 12만2천876㎡ 늘어난 63만6천694㎡로 확대했다. 결과적으로 아파트 건설로 인해 완충녹지는 줄어든 셈이다. 기부채납해 일정 기간 토지사용료를 지불하면서 임대수익을 얻는 조건으로 2만7천500㎡의 골프연습장도 건립됐다.

이때 늘어난 주거공간과 골프연습장으로 한아름근린공원, 해오름공원, 중앙연못 등 녹지의 파편화가 발생했다. 물새들에게는 먹이활동 공간과 서식 여건 부족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2011년 송도갯벌을 사이에 두고 자리잡은 시흥 배곧신도시에서 보호종인 검은머리물떼새 1쌍이 번식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전문가들은 과거 송도와 논현을 비롯한 주변 지역에서 서식했던 물새들이 옮겨간 것으로 판단했다. 갯골과 접한 논현·소래지구∼소래포구∼소래해양생태공원을 잇는 그린네트워크의 완성도가 떨어진 탓이다. 2011년 시흥시 정왕동 일원에 489만1천179㎡ 규모로 조성된 배곧신도시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배곧신도시에는 생태와 인간이 공존한다. 해안에 수변공원을 만들고 단지 중앙에 공원을 조성했다. 배곧신도시∼옥구공원∼오이도 선착장에 이르는 기존 해안도로에 완충녹지와 연계한 녹지체계도 구축했다. 도로와 항만, 주거지, 공업단지 등의 인위적인 간섭 및 주변 생태계와의 단절을 막기 위해서였다. 소래갯골과 송도갯벌을 찾는 물떼새들에게 편안한 먹이터와 휴식지를 제공하려는 배려였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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