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이달 초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에서 보낸 제로페이(모바일 직불결제)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받았다. 내용인즉 도내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등 1만1천여 편의점을 비롯해 주요 고속도록 휴게소 25곳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사용해 본 결과, 사용이 어려웠다. 심지어 아르바이트생은 제로페이 자체를 모르고 있어 설명해주고, 알려줬지만 결국은 신용카드로 물건을 구매했다. 이처럼 제로페이는 아직까지 소비자들에게 낯설다. 결제 방식이야 기존 S페이, L페이 등 대기업에서 사용하는 방식을 대충 알고는 있어도 아직은 사용이 불편해 잘 이용하지 않는 서비스다. 그 와중에 제로페이는 더 생소하다. 제로페이는 매장에 비치된 전용 QR코드를 기존 은행이나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찍으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대금이 이체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앞서 올초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부담 경감을 위해 도입된 제로페이가 정식 출시된 지 3개월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2월 시범 서비스 기간까지 더하면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제로페이는 도입 전부터 이용자 확보를 성공 열쇠로 꼽았다. 가맹점 확대와 이용자 확보를 위해 결제수수료 0%, 높은 소득공제 혜택 등을 내세워 소비자 유인책을 폈다. 특히 결제 시 판매자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연 매출 8억 원 이하는 0%, 8억 원 초과∼12억 원 이하는 0.3%, 12억 원 초과는 0.5%이다.

 기존 카드결제 수수료보다 0.1∼1.4%p 낮다. 소비자 입장에서 제로페이의 최대 혜택은 40% 소득공제율이다. 신용카드(15%)와 현금(30%)의 소득공제율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다양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제로페이를 성공이라 말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불편한 결제 방식으로 인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소비자는 불편하면 바로 돌아선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쓸모가 있어야 손이 간다. 그게 시장 원리다. 정부(관치)가 무조건 통하던 시절은 지나지 않았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단계지만 ‘제로페이’라는 이름조차 낯설던 결제 방식이 초반 우여곡절의 시간을 무사히 잘 넘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제로페이가 대중화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