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안.jpg
▲ 최태안 인천시 도시재생건설국장
3월 초 박남춘 시장과 함께 우리보다 먼저 항만재생 과정을 겪은 유럽의 항구도시를 돌아봤다. 항만재생에 행정 및 문화가 결합된 암스테르담과 조선소 산업유산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꾼 로테르담, 배후도시와 연결을 중시한 함부르크 등 1월 9일에 발표한 마스터플랜과 연관해 주어진 시간 내에 가능한 많은 일정을 담았다. 기후, 역사, 정치, 지리 등 배경은 각양각색이었지만 공통된 교훈이 있었다. 바로 지역사회와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다.

 참여를 중심에 둔 인천형 도시재생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을 국외출장 후 목표로 삼았다. 지난 4월 17일부터 20일까지 내항 8부두 옛 곡물창고 건물에서 열린 도시재생산업박람회가 그 첫 출발이 됐다. 시간과 공간이 확정됐으니 알찬 프로그램을 만들기만 하면 된다. 준비시간이 짧다는 것이 다소 제약이었지만 잘될 거라는 믿음을 갖고 일단 준비를 시작했다. 도시재생산업박람회 기간 동안 주민들이 내항에 대해 이해하고 느낀 후 이를 바탕으로 직접 참여해 계획해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프로그램도 내항투어-명사초청강연-워크숍의 순서로 구성했다.

 인천내항은 1883년 개항 이후에 보안구역으로 지정돼 주민들의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이었다. 그래서 내항투어를 준비해 주민들이 쉽게 들어가 볼 수 없었던 내항에 직접 들어가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투어는 버스를 타고 부두 안으로 들어가 6부두까지 육로를 통해 진입해 인천항만공사에서 제공하는 에코누리호를 타고 해상에서 내항 전체를 둘러볼 수 있도록 계획했다. 실제 박람회에서는 19일 하루 동안 2회 운영해 주민 90명이 내항을 경험할 수 있었다.

 다음 단계로 준비한 것은 배경 지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회경제적·역사적 배경과 사례 소개를 위한 명사초청 강연을 준비했다. 강연은 세 부분으로 구성해 명사들을 초청했다. 해외사례 소개, 국내사례 소개, 마지막으로 인천 관점에서의 도시재생 방안이다. 주민들이 이 강연을 통해 인천내항의 배경 지식을 얻고 내항의 미래 모습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체험하고 느끼고 배경지식도 채웠으니 이제 계획의 순서다. 마지막 단계로 직접 참여하여 토론하고 발표하는 프로그램인 시민워크숍을 준비해 4개 조에서 각각의 주제에 대해 토론했다. 4가지 주제는 ‘도시적 맥락에서의 필요 프로그램’, ‘시민참여 프로그램’, ‘공공공간과 프로그램’, ‘지역역사 및 산업유산의 활용’이다. 주민들은 각 조에서 주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아이디어를 모아 전지에 그림을 그리고 모형에 깃발을 꽂아 도시계획을 직접 해봤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발표를 통해 서로 교환하고 전문가의 첨언으로 방안이 구체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번 박람회에서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를 중심에 둔 인천형 도시재생 모델을 맛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모델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내항의 역사와 바다를 개방하기 위해 내항투어를 확대 운영할 것이다. 갑문의 홍보관과 연계, 보도투어 실시 등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구성을 더 풍부하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내항·개항장 일원에는 주민들의 참여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거점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실험적인 주민참여 거점공간인 일명 ‘개항살롱’을 조성해 주민들이 언제든 와서 정보를 얻고 또 반대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도 마련해 프로그램을 체계화 할 수 있도록 준비도 시작했다.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계획 중인 프로그램과 함께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만들어질 인천 내항의 미래를 기대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