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때 이웃 제나라의 공격을 받아 대패한 연나라 소왕은 뛰어난 인재를 모아 패전의 수치를 씻고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현자로 명성이 높은 곽외라는 인물을 초대해 의논했다. “우리나라는 내란으로 제나라에 패했오. 인재를 초빙하는데 선생의 의견을 듣고 싶소.” 대답은 이러했다. “옛날부터 패자(覇者)는 휼륭한 부하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한 나라를 멸망시키는 왕은 보잘것 없는 부하들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인재를 초빙하는데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예를 다하여 상대를 대하고 신중하게 가르침을 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자신보다 백 배 뛰어난 인재가 모입니다. 걸상에 걸터앉자 지팡이를 휘두르며 곁눈질로 지도하면 소인배밖에 모이지 않습니다. 모두 싸잡아 호통치며 꾸짖으면 아첨꾼밖에 모이지 않습니다.” 또 곽외는 인재를 모으는 극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옛날 어느나라 왕이 천량을 투자하여 하루에 천 리를 달린다는 준마를 찾았으나 3년이 지나도록 구할 수 없었터에 준마를 찾다 못한 한 부하가 죽은 준마의 뼈를 500량에 사서 돌아와 왕에게 보고했습니다. 왕은 `죽은 말에 500량을 주는 바보가 어디 있느냐'며 꾸짖었습니다. 이 때 남자는 “죽은 말조차 500량으로 샀으니 살아있는 말은 이 보다 가격이 좋을 것이란 평판이 날 것입니다. 과연 1년이 못돼 천하의 준마가 세 마리나 모였다고 합니다.” 곽외는 이런 예를 말하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진정 인재를 모으시려 한다면 저 곽외부터 부려보십시오. 저 같은 것이라도 소중히 여기신다면 보다 뛰어난 인물은 당연히 천 리 길도 멀다 않고 모일 것입니다.” 소왕은 곧 곽외를 최고 고문으로 맞이하고 가르침을 받았다. 그러자 각국에서 속속 인재가 모였다. 물론 제나라를 보복할 수 있었다. 어느 조직에나 인재의 등용은 중요하다. 치자들이나 조직의 책임자들은 지금 이순간 고자세로 곁눈질하며 싸잡아 호통치는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아첨꾼과 소인배의 말에나 귀를 기울이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주변을 살펴보면 어떨까.
(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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