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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U-20 월드컵 축구대표팀 골키퍼 주전 경쟁 중인 이광연, 최민수, 박지민(위부터 시계방향). /연합뉴스
한국 축구 차세대 주자들의 첫 상대는 ‘우승 후보’이자 악연인 포르투갈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남부 도시 비엘스코-비아와에 있는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른다.

포르투갈은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루이스 피구, 후이 코스타 등 ‘황금세대’를 앞세워 두 차례(1989, 1991년) 정상을 밟은 팀이다.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U-19 챔피언십에서는 이탈리아를 꺾고 우승했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U-20 월드컵에서 2경기 연속 맞붙는다. 2017년 한국에서 열린 대회의 마지막 상대가 포르투갈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2승1패, 조 2위로 16강에 올랐지만 포르투갈에 1-3으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포르투갈과의 악연은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20세 이하 연령대 대표팀 간 8차례 맞붙어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다. 8경기 전적 3무5패다. 여기엔 남북 단일팀이 출전했던 1991년 포르투갈 대회 때 0-1 패배도 포함됐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강팀과의 대결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가다듬어 왔다.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한 카운터어택으로 상대를 무너뜨리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더불어 대회 최다 6차례 우승한 아르헨티나, 복병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한 조에 속했다. ‘죽음의 조’에서 득점만큼 중요한 점은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골키퍼 포지션 경쟁에 뛰어든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박지민(19)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광연(20·강원FC), 최민수(19·함부르크SV)와 ‘내부 경쟁’ 중인 박지민은 "대회가 가까워질수록 무거워지는 게 보인다. 하지만 선수들의 경기 준비 자체는 잘 되고 있다"며 팀 분위기를 전했다.

치열하게 이어져 온 대표팀 골키퍼 경쟁에서는 현재 이광연이 한 발 앞선 모양새다. 월드컵 지역예선 겸 치러진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도 주로 이광연이 골문을 지켰다. 이후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며 정 감독은 세 명의 골키퍼를 시험대에 올려 주전 예측을 어렵게 했다. 3월 유럽 전지훈련 중 우크라이나·프랑스와의 친선경기에서는 박지민과 이광연이 차례로 기용됐다. 최종엔트리 발표 이전 국내 최종 훈련 중에 치른 FC서울 2군, 수원 삼성과 평가전에서는 최민수와 박지민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골키퍼 세 명의 장점은 뚜렷하다. 이광연은 경험과 일대일 방어 능력, 최민수는 빌드업, 박지민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슈팅 방어 능력이 돋보인다. 하지만 결국은 이광연에게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이광연은 지난달 18일 폴란드 그니에비노에서 정예 멤버로 치른 에콰도르와의 마지막 평가전(1-0)에도 출전했다.

박지민은 이에 대해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가 출전하게 될 것이다. 장점이 다 있으니 감독님이 잘 선택하실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그동안에도 다른 선수들을 신경 쓰기보다는 내가 하던 대로 꾸준히 해 왔다"고 덧붙였다.

박지민은 "대표팀에 합류할 때 월드컵을 경험했던 소속팀 형들이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오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상대가 강한 만큼 슈팅도 많이 날아올 텐데 막아낼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특히 전력 분석용 영상을 통해 본 포르투갈 공격수들에 대해 "모두 슈팅 능력이 뛰어났다. 각이 없는 데서도 슈팅을 만들어 내는 등 거의 모든 슈팅이 골문을 향한다. 슈팅 타이밍에 대해 적응하는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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