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10시 모래 폭풍이 몰아치는 몽골 울란바토르시 성긴하이르한구 21동에는 ‘인천 희망의 숲’ 자원활동단과 현지 주민들이 모였다. 극심한 가뭄과 사막화로 몸살을 앓는 이곳에 모두 함께 힘을 모아 한 그루의 나무라도 더 심자는 희망의 손길이었다. 인천 자원활동단 38명과 현지 중고생, 주민, 군인 등 총 100여 명이 몽골 희망의 숲 2단계 조성사업에 함께 했다. 한국인과 몽골인이 2인 1조로 사이 좋게 팀을 짰다.
이들은 묘목을 심기 위한 구덩이를 60㎝ 깊이로 파고 거름과 보습제를 넣어 나무심을 넣을 준비를 했다. 묘목이 강한 모래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도록 세워 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파 놓은 흙은 나무심을 박은 뒤 재빠르게 덮고 주위를 꾹꾹 눌러 밟아 다지고 또 다졌다. 이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팀원 한 명이 저수조로 달려가 양동이에 물을 받아 구덩이를 물로 가득 채웠다.
이렇게 인천 자원활동단과 몽골 주민들은 3시간 동안 비술나무와 가시가 없는 노랑아카시아 묘목 약 1천 그루를 심었다. 내리쬐는 뙤약볕에 등줄기부터 흘러내리기 시작한 땀은 붉게 그을린 얼굴들을 뒤덮었다. 30℃가 넘는 불볕더위에 그늘도 없이 희망의 숲 가족 100여 명은 서둘러 작업을 마치고 내일의 작업을 기약했다.
일부 단원은 고산병에 걸려 끼니도 거른 채 두통과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식재를 마칠 때까지 조림장을 떠나지 않은 백현 인천시 환경녹지국장은 "오늘 우리가 함께 심은 나무 한 그루가 지구를 살리고 다음 세대에 지속가능한 환경을 물려주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몽골 울란바토르=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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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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