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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일대 서호천 하류. 이곳에서 간헐적으로 악취가 나면서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박종현 기자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생태하천 복원사업 우수 사례로 선정된 수원시 서호천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최근 정체 모를 비린내와 비료 냄새 등 심각한 악취가 하천에서 발생한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3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방하천인 서호천은 장안구 파장동에서 정자동, 팔달구 화서동을 거쳐 권선구 평동까지 흐르는 11.5㎞ 길이의 하천이다. 서호천 상류인 장안구 파장동과 정자동, 권선구 서둔동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어 이곳 주민들이 조깅 및 산책을 즐기러 나오는 여가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달 초부터 권선구 서둔동을 지나가는 서호천 일대에서 코끝을 찌를 정도로 역한 냄새가 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팔달구 화서동에 조성돼 있는 서호공원이나 서호저수지에서 권선구 서둔동 방향으로 서호천 물이 유입되는 부근에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주민들은 서호공원이나 서호저수지 산책로 주변으로 벌레들도 들끓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서호저수지 주변에 잘 조성된 산책로 이용 기피는 물론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매년 서호천에서 미세한 악취가 났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오폐수를 버린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장안구 천천동·정자동에 흐르는 서호천 상류 주변에 사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비가 올 때마다 악취가 진동한다"는 민원을 제기해 시가 조사에 나선 적이 있다. 당시 조사 결과 주변 폐수처리장의 미생물 개체 수 감소로 인해 미생물을 추가 공급하는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서호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전국 하천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태하천 복원사업 우수 사례 콘테스트’에서 서호천을 최우수상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주부 권모(47·여)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에서 수질검사를 한다며 서호천의 물을 떠 갔지만 지금까지 바뀐 게 전혀 없다"며 "날씨도 더운데 언제 서호천에서 악취가 풍길지 몰라 창문도 열어놓을 수 없어 답답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최근 비가 오지 않아 저수지에 고여 있는 물이 서호천으로 흐르면서 악취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며 "현재 서호천에는 오수배관이 연결돼 있지 않아 악취가 날 이유가 없다. 수시로 현장에 나가 악취 원인 파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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