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는 김태한(62)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구속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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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한 대표이사 영장실질심사
(서울=연합뉴스)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관한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가 2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10시 30분 김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 필요성 심리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10시 6분께 법원에 도착한 김 대표는 "증거인멸을 직접 지시했나", "증거인멸 내용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작업과 관련이 있는가" 등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같은 혐의를 받는 김모(54)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박모(54) 삼성전자 부사장도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김 대표는 검찰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의 회계자료와 내부 보고서 등을 은폐·조작하는 과정을 총괄적으로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김모·박모 부사장은 앞서 증거인멸과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된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TF 서모 상무를 지휘한 윗선으로 알려졌다.

 증거인멸 작업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삼성 임직원 대부분은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쪽으로 진술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대표는 지난 21일까지 사흘 연속 이어진 검찰 조사에서 "부하 직원들과 삼성전자TF가 알아서 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가 시작된 후 사장급 인사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검찰이 김 대표의 신병을 확보할 경우 윗선 규명을 향한 수사는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임원급 실무자들은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이재용 부회장을 지칭하는 ‘JY’, ‘VIP’, ‘합병’, ‘미전실’ 등 단어를 검색해 관련 문건을 삭제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삼성바이오와 에피스가 회계자료와 내부 의사소통 과정이 기록된 회사 공용서버 등을 직원 자택과 공장 바닥 등지에 은닉한 사실도 최근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삼성에피스가 작년 검찰 수사에 대비해 삭제한 ‘부회장 통화결과’ 및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방안(부회장 보고)’ 폴더 내 파일 2천100여개 중 상당수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해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폴더명의 ‘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후신으로 통하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수장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현호 사장의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와 삼성전자 임원 2명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24일 밤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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