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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남례 인천여성아너소사이어티클럽 회장
모두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아름다운 생각이 우리 사회에 가진 자와 가난한 자로 나뉘는 것을 막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가 공부를 하고 싶어도 가난해서 공부를 할 수 없다거나 몸이 병들어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을 수 없다면 본인이나 가족의 애타는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돈이 없어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수익금 중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들이 있고, 또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람들도 많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경제 활동 중 기부는 돈을 쓰면서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매우 유익한 활동이다. 그렇지만 기부 행위가 돈이 많은 사람의 전유물이 될 수는 없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수의 사람이 많은 돈을 쓰는 것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이라도 나누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물론 돈이나 물건 외에도 기부할 수 있는 것은 얼마든지 많다. 바로 자신의 재능이다. 재능기부는 내가 가진 재능이나 지식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일이다. 과거에는 직업이나 재능과는 관계없이 청소·빨래, 연탄 나르기 등 엇비슷한 봉사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변호사가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 무료 법률 상담을 해주거나, 미용사와 이발사가 몸이 불편하신 노인들을 찾아가 머리를 손질해 준다면 그게 더 효율적인 봉사 활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 재능 기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재능 기부는 내가 가진 재능을 다른 사람과 나누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가장 경제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다.

평소 나눔실천의 생활화를 주장해 온 필자의 가족 중에 나눔의 생활화를 몸소 실천한 큰딸이 있어서 재능기부의 좋은 예로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3월,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인천을 향한 한결같은 마음으로’라는 주제로 컬래버 기부전시회가 열렸다.

문인화가인 필자의 큰딸 봄날 이상연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이었다. 이 전시회는 ‘인천사랑’의 마음을 담은 글을 인천시민에게 받아서 작가의 서체로 표현하고, 작가의 대표 소재인 해바라기를 모티브로 하여 작품을 탄생시켜,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취지의 전시회였다. 세 번의 개인전 중 두 번의 기부전시회를 기획한 필자의 큰딸은 얼마전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익숙해진 나누는 습관 덕분에 기부에 대한 거부감도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 않아서, 자연스레 기부전시회로 이어졌다" 며 "재능기부야말로 누구든 할 수 있는 기부활동이라고 생각해서 창작의 고통은 있었지만, 큰 부담감은 없었다"고 말했다.

딸 자랑을 하는 필자가 팔불출 같아서 쑥스럽지만, 작품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겠다는 취지로 전시기획을 한 것도 대견하고, 본인의 재능을 발휘해 기부로 이어지도록 노력한다는 것에 더 큰 기특함을 느낀다.

재능기부라고 해서 아주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남들보다 조금은 더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기부하는 형태로 나누면 되는 것이다.

물론 재능의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면서 즐거움을 줄 수 있고, 노래를 잘 부른다면 노래를 잘하는 비법을,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은 연주를 한다거나 악기 지도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 이처럼 우리가 사소하게 생각하는 것 가운데에도 기부할 수 있는 재능은 많다. 사람마다 지적재능, 예·체능적 재능 등 남과 다른 재능이 조금씩은 있기 마련이다. 남들과 나누려는 의지만 있다면 자신의 재능기부를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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