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평년보다 20% 가까이 뛴 가격 때문에 소비가 줄면서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쌀관측 6월호’에 따르면 올해 1∼4월 산지유통업체의 쌀 판매량은 62만8천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했다.

업체별로 보면 농협이 전년 동기 대비 18.1% 감소하며 4.3% 감소한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보다 감소 폭이 컸다.

쌀 판매가 감소한 것은 높은 쌀 가격과 소비 트렌드 변화 때문이다. 평년보다 판매가 줄었다고 답한 농협RPC와 민간RPC의 비중은 각각 65.8%, 61.5%로 3분의 2에 육박했다. 쌀 판매가 늘었다고 답한 농협RPC와 민간RPC는 각각 4.3%, 5.1%에 불과했다.

쌀 가격은 수확기 대비로는 떨어졌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달 15일 기준으로 전국 산지 평균 쌀 가격은 80㎏ 기준 19만1천104원으로 수확기 대비 1.3% 감소했다. 하지만 전년도와 비교하면 여전히 10.7% 높은 가격대이며, 평년(15만7천419원) 대비로는 21% 높은 수준이다.

앞으로도 쌀 판매 감소는 지속될 전망이다. 관측본부의 분석에 따르면 매년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한 소매업체의 6∼8월 기간 쌀 평균 판매량은 쌀 수요의 계절적 패턴 영향 등으로 4월 판매량보다 4.5% 이상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 역시 이 같은 판매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음식점 농산물 소비실태 자료 분석 결과에서도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감소, 높은 쌀값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월평균 쌀 구매가 전년 동기 대비 5.4% 줄었으며, 2분기 4.6% 감소가 예상된다.

농경연 관계자는 "쌀 가격도 가격이지만 소비자들의 식생활 변화도 한몫했다"며 "앞으로 쌀 소비량은 점점 줄어들 추세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쌀 판매가 줄면서 산지유통업계 재고량은 지난달 말 기준 77만5천t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4%나 증가한 수치다. 농협 재고는 69만2천t으로 전년 대비 42.7% 증가한 반면 민간RPC 재고는 전년 대비 10.7%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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