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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그리고 말하기

원기범 아나운서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9년 05월 29일 수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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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기범 아나운서

모처럼 미세먼지 없는 날이었습니다. 5월의 맑고 푸른 기운을 느끼며 경인여자대학교(총장 류화선)로 향했습니다. 제가 외래교수로 몇 학기 동안 학생들을 가르친 곳입니다. 캠퍼스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학교라는 정평대로 곳곳의 화단마다 형형색색의 예쁜 봄꽃들이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줬습니다. 게다가 크고 작은 여러 종의 나무들이 뿜어내는 청록이, 계절의 정취를 한껏 더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학교 건물마다 설치된 게시판에는 낯설지만 한편으로는 익숙한 포스터가 눈에 띄었습니다. ‘원기범 아나운서의 말하기 특강-스피치 및 면접 역량 강화.’ 경인여대는 학생들에게 ‘말하기’, ‘쓰기’, ‘읽기’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각 능력을 최대한 계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이번 학기에 특강을 개설했던 것입니다. 영광스럽게도 제가 ‘말하기 특강’을 맡아 5주 동안 진행하게 됐습니다.

사실 우리 학생들은 학교에 입학할 때에도, 공부하는 과정 중에도, 그리고 사회에 진출하게 될 때에도 ‘면접’, ‘발표’, ‘스피치’ 등의 별칭으로, 통칭 ‘말하기’ 능력에 따라 평가를 받아왔고 앞으로도 받게 됩니다. 과거에는 ‘글 솜씨’, ‘논술’의 비중이 컸었지만 지금은 ‘말하기’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5주간 10시간에 걸친 이번 특강에는 본교 방송영상학과 윤세민 교수와 함께 말하기, 커뮤니케이션의 이론을 먼저 다루고 실제 생활에 접목 활용할 수 있도록 실습을 대폭 늘린 것이 특징입니다. ‘사랑’을 이론으로만 배울 수는 없는 것처럼 ‘말하기’ 또한 실제로 ‘말을 해보는 훈련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기업체, 지자체, 각종 단체 등에서 그리고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소통, 스피치 강의를 많이 해왔지만 앞날이 창창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은 좀 더 흥미롭게, 좀 더 책임감을 느끼며 준비하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요즘은 취업의 문이 좁기 때문에 말하기와 면접 역량이 입사 당락을 결정지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향한 꿈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말하기’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먼저 솔직함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거짓 없이 해야 합니다. 아무리 멋진 말이라도 진실이 아니라면 속임수에 불과합니다. 두 번째는 누구한테 왜 스피치를 하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듣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그 목적은 무엇인지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전달력의 문제입니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일지라도 그리고 목적에 부합한다 할지라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 또한 안타까운 일일 것입니다. 성공적인 스피치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합니다. 소통의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를 충분히 익히고 자신의 발음, 억양, 호흡, 발성, 시선, 표정, 태도, 목소리, 몸짓 등을 점검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은 절대 모르는 좋지 않은 버릇들도 교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여러 사람 앞에서, 가능한 다양한 상황 속에서, 그리고 가능한 많이 실습을 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이번에 제 특강을 수강한 어느 학생은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거나 앉아서 이야기할 때는 그나마 괜찮은데, 앞에만 나가면 얼굴이 새빨개지고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너무 떨려서 기절 직전까지 가게 된다고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그 학생에 해준 솔루션은 바로 이것입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은 매우 긴장된 일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떨립니다. 자신의 강점과 단점을 먼저 파악해두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연습을 정말 많이 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떨림’을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연습이 꼭 필요합니다. 오히려 솔직하게 자신이 얼마나 떨리는 지를 사람들에게 먼저 말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말하기는 종합예술입니다. 말하는 사람이 ‘나 자신’에게 뿐 아니라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에게도 함께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콘텐츠도 잘 다듬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화자, 청자, 콘텐츠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합니다. 신록의 계절, 젊고 멋진 청춘들의 아름다운 미래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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