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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혜광학교 교사와 시각장애인학생, 동문으로 구성된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단’이 지난 2018년 1월 25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신년음악회를 앞두고 리허설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문화예술회관이 사회적 약자를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시각장애학교인 인천혜광학교에 따르면 매년 실시하는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공연을 위해 올해도 인천문화예술회관 측에 대관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학교 관계자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인천문화예술회관 측에 대공연장 대관을 신청했지만 떨어졌다"며 "수년간 대관이 잘 진행돼 왔었는데, 올해 예술회관 측은 명확한 탈락 이유도 밝히지 않고 대관을 해 주지 않아 아직까지 공연 날짜를 못 잡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예술회관 측은 일요일이나 방학기간 중 몇 개 날짜를 제시했지만 일요일은 보조안내인들이 쉬는 날이라 아이들이 공연하러 가기 어렵고, 방학 중에는 학기 중과 달리 아이들이 모여 연습하기가 쉽지 않아 공연이 힘들다"며 "공공 공연장이 이렇듯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아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는 인천혜광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시각장애교사를 비롯해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다. 2008년 학교가 관악부를 창설하면서 시작됐으며, 2011년 인천혜광시각장애교향악단 창단연주회를 통해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이후 매년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등에서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천문화예술회관 측은 대관 심의위원회의 결정사항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대관 심의위원회는 공연실적과 공연기간 등을 놓고 심의·의결하고 있으며,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의 경우 하루 공연인 데 반해 장기 공연을 신청한 다른 팀이 있어 심의 당시 그곳으로 대관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라는 점을 고려할 수 있지만 최우선순위는 아니며, 오히려 다른 단체에 역차별을 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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