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원아가 부족해 문을 닫는 인천지역 원도심의 가정어린이집이 늘고 있다. 사진은 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가정어린이집.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최근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원아가 부족해 문을 닫는 인천지역 원도심의 가정어린이집이 늘고 있다. 사진은 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가정어린이집.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저출산에서 시작된 영아 감소가 인천지역 가정어린이집을 폐원으로 몰고 있다. 가정어린이집이 주로 만 0~2세를 전담하는 만큼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29일 인천시가정어린이집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새 학기를 시작한 지역 가정어린이집은 총 1천18곳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겨울 학기를 마친 가정어린이집은 총 1천86곳이었다. 불과 3개월 사이에 가정어린이집 68곳이 개학을 포기하고 문을 닫은 것이다. 이는 저출산으로 인한 원아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가정어린이집은 직장어린이집이나 국공립어린이집과 달리 인건비 등 지원이 따로 없어 정원 충족률이 가장 중요하다. 온전히 보육료로만 운영되는 만큼 원아 1명만 줄어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가정어린이집의 수입은 학부모들이 아이사랑보육포털을 통해 결제하는 ‘부모 보육료’, 그리고 정부가 원아별로 지원하는 ‘기본 보육료’가 전부다. 0세(종일반)를 기준으로 원아 1명당 가정어린이집이 받는 보육료는 부모 보육료 45만4천 원, 기본 보육료 48만5천 원 등 총 93만9천 원이다. 영아반은 원아 3명당 교사 1명이 배정돼야 하는데, 정원이 차야만 교사의 월급을 비롯해 식비와 기타 관리비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보육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교사 1명이 원아 2~3명을 돌보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결국 가정어린이집은 원아 1명을 위해 93만여 원으로 하나의 반을 운영하는 셈이다. 이는 교사의 인건비를 감당하기도 버거운 액수다.

만 2세반을 아예 구성하지 못하는 일도 부지기수고, 교사 월급과 어린이집 운영을 위해 자신의 월급을 포기하는 원장도 많다.

지역의 한 가정어린이집 관계자는 "예전에는 그래도 일단 개원하면 학기를 어떻게든 끝마치고 폐원했는데, 지금은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학기 중간에 문을 닫는 가정어린이집도 있다"며 "심지어 대기자가 넘치던 국공립어린이집마저 미달 사태가 발생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니 가정어린이집은 더하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서는 장기적인 저출산 개선 노력은 물론 단기적으로 보육료 현실화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 상태로 2~3년이 흐르면 만 4~5세를 담당하는 민간어린이집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아무리 보육의 질이 높아진다고 해도 이를 이용할 아이들이 없으면 의미가 없기에 저출산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개선돼야 하는 문제"라며 "또 가정어린이집에 대한 인건비 지원, 터무니없게 책정된 보육료 현실화 등 현장에 맞는 개선책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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